우연히 높은 가격의 제품을 봤다면 전혀 별개의 제품 또한 비싸게 사려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서강대에 따르면 이 학교 김경미(34ㆍ여)씨는 '우연히 노출된 제품 가격이 표적 제품의 지불 용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에서 '주관적인 판단 비중이 높은 구매활동에서 높은 상품 가격을 무심코 접한 경험이 전혀 별개의 제품도 무의식 중 비싸게 사려는 경향을 촉발시킨다'고 밝혔다.
김씨는 학생 170여명을 절반씩 나눠(AㆍB 집단) 실험과 무관한 인쇄광고 2건을 보여줬다. 광고자료 뒤에는 청바지와 디지털카메라, 프린터 사진과 가격표를 우연히 들어간 페이지처럼 삽입했다. A그룹 책자에는 값이 싼 상품을 넣고 B그룹에는 2∼12배 비싼 고급품을 노출했다.
이어 '취미생활에 쓸 제품을 사야 할 상황'이라고 가정하고 이들 모두에게 PC와 운동화ㆍMP3플레이어를 얼마에 사고 싶은지 적게 했다. 그 결과 미리 고가품을 접했던 B그룹의 평균 '구매지불 용의가격'이 A그룹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구매과정에서 '정박효과(Anchoring Effectㆍ닻을 내린 곳에 배가 머물듯 소비자들은 초기에 제시되는 값을 근거로 그것을 조정해 최종적인 값을 도출하려는 경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씨는 "심리적 만족감을 중시하는 '쾌락적 소비'에서는 주관적 가치 판단이 중시된다"며 "이 때문에 먼저 접한 상품 가격이 뒤에 살 제품의 지불 용의가(價)를 높이는 정박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어 "이런 정박효과는 제품의 기능 자체를 중시하는 상황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으며 초기 가격 노출 이후 일정 시간 지연이 있을 경우 (시간 지연이) 없는 경우와 비교해 정박효과가 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어떤 제품에 대해 높은 가격을 받아야 할 경우에는 그 제품 주위에 제품군이 다르더라도 비싼 아이템을 진열하는 것이 표적제품의 지불용의가격을 더 높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온라인 쇼핑몰이 팝업광고 종류와 가격을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데 연구 결과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