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1일 경기침체로 중소기업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회생 가능성이 없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과감히 퇴출시키되 기술력과 수익성을 갖춘 기업까지 쓰러지는 사태는 막겠다고 말했다. 될 만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지원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이와 관련, “필요하다면 중소기업 관련 대손 충당금을 더 쌓고 부실자산을 손실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지원전략 다양화=
황 회장은 “최근 경기악화로 음식ㆍ숙박업 등 소호(SOHO) 연체율이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부동산 담보대출 가운데 연립주택 등에서 부실자산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다원화해 추진하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황 회장은 이를 위해 ▦기술력과 영업력을 갖춘 중소기업간에 인수합병(M&A)을 주선해 생존능력과 시너지 효과를 늘리고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 컨설팅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프리워크아웃제도 활성화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투자(지분참여)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황 회장은 “일시적인 위험에 처한 기업에 대해서는 부채조정과 만기연장, 금리조정 등을 통해 회생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줄 방침”이라며 “1,000억원 정도의 사모주식펀드(PEF)를 조성해 200억~300억원 정도의 자금을 출자하는 협상을 1~2개 기업과 추진하고 있으며 다음달 중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익구조, 인사제도 바꾼다=
황 회장은 이와 함께 앞으로 우리은행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과감한 성과급제를 도입해 인사제도의 혁신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국내 대부분 은행 순이익의 80%가 이자수익”이라며 “이자수익을 제외한 각종 수수료 수입의 비중을 앞으로 2~3년 내 30~40%까지 높여 선진국 금융기관과 같은 수익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 전략으로 전자뱅킹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LG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ㆍ투신상품의 판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방카슈랑스ㆍM&A 등을 통해 수수료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인사제도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황 회장은 “그 동안 은행권 인력체계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 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선진 금융기관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Professionalist)가 육성돼야 한다”며 “순환보직을 줄이고 한 분야에 오래 근무하게 해 전문가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임금체계를 성과급 중심으로 개선, 전체 임금의 30% 정도를 성과급으로 배분할 수 있도록 하고 성과급 배분을 위한 재원을 은행이 추가 출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황 회장은 LG투자증권 인수와 관련, “인수를 추진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지만 무리한 금액을 주면서까지 인수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만약 LG투자증권 인수가 좌절될 경우 우리증권 대형화를 통해 증권 관련 분야의 취약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