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싼샤댐의 빛과 그림자

중국 최대 역사(役事)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싼샤(三峽)댐 토목공사 준공식이 지난 20일 열렸다. 그런데 국영 CCTV를 통해 실황중계를 지켜보면서 ‘잘못 본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중국의 비슷한 행사장을 돌아볼 때마다 느꼈던 화려함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행사시간도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국 관영언론 등을 통해 ‘싼샤댐 건설은 중국의 자긍심’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해온 범국가적인 차원의 프로젝트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물론 싼샤공정건설위원회 주임을 겸하고 있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나 당 정치국 상무위원 한 사람도 참석하지 않은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일까. 개발공사의 한 관계자는 “남은 공정과 주민이주ㆍ환경보호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사를 간소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일각에서는 국제환경단체가 댐 건설에 따른 생태계 파괴, 수질오염 등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지도부가 이미지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행사장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겉모습은 세계 최대의 위용을 자랑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말 못할 고민이 많아 지도부의 위업으로 치장할 수 있는 행사여서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는 것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지금 당장 어떤 주장이 옳은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싼샤댐 준공에 따른 효과가 상반된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댐은 ▦홍수 완화 ▦엄청난 전기 공급 ▦서부 지역 발전에 기여한다는 기대와 함께 ▦자칫 거대한 오염원으로 변질되고 ▦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어두운 그림자를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문제는 어두움을 빛으로 바꾸려는 실천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쉬쉬한다고 해서 어두운 부분이 감춰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고칠 것이 있다면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중국 지도부가 앞장서 이를 드러내놓고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싼샤댐이 ‘세계 최대’에 걸맞은 명성을 자랑할 수 있고 댐에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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