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워크아웃 출자전환은행 결산 고심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에 나간 여신을 출자전환한 은행들이 당장 이번 결산부터 출자분의 손익에 어떻게 반영해야 하느냐는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특히 워크아웃 출자가 신탁계정에서 나간 것이냐, 은행 고유계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냐에 따라 은행별로 수백억원씩 이익이 왔다갔다하기 때문에 공표될 결산결과만으로는 해당 은행의 경영성과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신탁계정은 시가평가, 은행계정은 자본조정=당초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여신이 신탁계정에서 나갔을 경우 해당 여신을 출자금으로 전환해도 그 지분이 신탁계정의 투자유가증권으로 남게 된다. 이때 신탁계정의 투자유가증권에 대해서는 매 결산마다 시가평가를 해서 손실과 이익으로 반영해야 한다. 반면 은행 고유계정에서 워크아웃 기업에 나간 여신을 출자전환했을 경우에는 투자유가증권을 시가평가하지 않으며 손익에도 반영하지 않는다. 대신 자본계정을 조정해 평가액만큼을 자본금에서 차감하거나 더한다. 따라서 똑같은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대출금을 출자전환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신탁계정인지 은행계정인지에 따라 결산결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해당 기업의 주가가 폭락한 경우 출자전환분을 신탁계정에 가지고 있는 은행은 막대한 손실이 결산에 드러나게 되지만 은행계정에서 출자전환분을 보유하고 있으면 손실은 감춰진다는 것이다. ◇은행 결산결과에 치명적 영향 줄수도=일부 시중은행들의 사례를 직접 살펴보면 차이를 알 수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해태제과에 대한 출자전환금액이 305억원이다. 이 중 284억원이 신탁계정, 21억원이 은행계정이다. 해태제과의 주가는 지난 99년 말 1만3,700원에서 지난 6일 6,800원으로 떨어졌다. 따라서 신탁계정에서 출자전환한 284억원이 시가평가를 하면 반으로 줄어 있고 그만큼이 손실로 잡힌다. 반면 올들어 워크아웃 기업 중 드물게 주가가 급등한 아남반도체의 경우 104억원을 출자했는데 모두 은행계정이다. 지난 연말 8,320원이던 아남반도체 주가는 지난 6일 1만9,000원대로 2배 이상 뛰었다. 외환은행은 그 차익을 이익으로 잡을 수 없다. 하나은행 역시 해태제과 출자전환분을 신탁계정에서 떠안고 있다. 조흥은행의 경우 해태제과 출자전환분 160억원과 아남반도체 출자전환분 419억원을 모두 은행계정에서만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남반도체는 원래 신탁계정에서 가지고 있던 것을 은행계정으로 넘긴 것이다. 이 경우 넘긴 시점의 주가에 따라 신탁계정의 이익으로 잡힐 수가 있다. ◇골치아픈 출자금 회계처리=대형 시중은행의 경우 은행마다 20여개의 워크아웃 기업에 1,000억~2,000억원의 출자전환금을 가지고 있다. 사정은 제각각 이어서 주가 등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그러나 어차피 신탁계정에서 보유한 출자전환 주식을 은행계정으로 넘겨야 한다. 개발신탁 등 폐지를 앞두고 있는 확정배당부 신탁상품에 출자전환분을 편입시켜 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계처리가 복잡하다. 소급해서 1월2일자로 은행계정에 넘기면 손실을 감출 수 있는데 과연 그렇게 해도 문제가 없는지는 불명확하다. 일부 시중은행은 이번 1·4분기 결산과 함께 회계법인에 정밀하게 자문을 구할 생각이다. 성화용기자SHY@SED.CO.KR 입력시간 2000/04/09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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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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