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의 반짝 상승세를 틈타 기업 지분을 대거 확보한 개인투자자가 대주주로 올라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대주주가 된 `큰 손`들의 목적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부는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일부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경우도 있다.
따라서 경영참여가 목적인 경우 개인차원의 인수합병(M&A)으로 볼 수 있어 긍정적이지만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매집이라면 일반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대량 매집기간에 주가 상승을 보고 추격 매수를 벌였다가는 대주주가 차익을 노리고 지분을 매각할 경우 주가 하락으로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상장업체인 이노츠의 경우 개인투자자인 조모씨가 16~21일 사이에 10억원을 들여 57만여주를 장내매입해 10.18% 지분으로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조씨는 대량 매입 목적에 대해 경영참여라고 밝혀 기존 최대주주(지분율 4.93%)인 최채봉 사장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통신장비 생산업체인 이 업체의 주가는 조씨의 대량 매입이 있었던 16일부터 22일까지 5거래일 동안 37% 이상 급등했다.
코스닥시장의 공작기계 생산업체인 원일정기도 진모씨가 11~14일에 3억여원을 투자해 31만여주를 장내 매수하며 5.14%의 지분을 차지, 대주주로 올라섰다.
코스닥시장의 지주회사인 프리챌홀딩스의 최대주주도 최근 5억원을 들여 126만주(7.40%)를 사들인 이모씨로 바뀌었다.
이씨는 15일 공시를 통해 “기존 대주주이자 전 사장이었던 전제완씨와 협의해 경영권을 넘겨받기로 했다”며 M&A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 주가는 이달들어 이씨가 M&A 이유를 밝힌 15일까지 43% 급등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대진공업 역시 9억원을 들여 46만주의 지분을 획득해 7.4%의 지분율을 보유하게 된 개인투자자 김모씨를 대주주 명단에 올려 놓았다. 삼영엠텍도 개인투자자의 표적이 돼서 모 개인에게 약 7%의 지분을 내어줬다.
2년 연속 자본잠식으로 상장 폐지된 라미화장품은 특이하게도 폐지 직전 개인투자자인 김모씨가 3,000만원을 들여 9%의 지분을 확보, 대주주로 올라섰다. 김씨는 매집 이유에 대해 “경영참여”라고 밝혔다.
이밖에 네트워크 통합업체인 인네트도 지난달 19일에 33만주의 주식을 취득, 5%의 지분을 보유한 개인투자자 전씨를 대주주로 맞았으며 삼익악기는 2월말에 85만주를 매입하며 지분이 8%로 높아진 독일인 투자자 E모씨를 2대 주주로 받아들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영참여를 위한 개인투자도 있으나 자금력이 풍부한 큰 손들이 저가주를 중심으로 주식을 대량 매수해 주가가 오르면 팔고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다”며 “일반 투자자의 경우 저가 급등주를 무조건 좇아가는 투자보다 지분변동사항 등을 사전에 확인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