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백화점 빅3 '집안싸움' 가열

상권겹치고 매출도 엇비슷해 '자존심 대결''외부의 적보다 내부 적과의 싸움이 더 무섭다' 대형 백화점들이 본격적인 다점포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내의 점포간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회사 내에서 1등 점포를 차지하기 위한 집안 싸움이 더욱 가열되는 셈이다. 특히 이들 점포들은 대부분 강남지역에 몰려 있어 상권이 서로 겹치는데다 매출 및 점포 규모도 엇비슷해 사은행사나 브랜드 유치 등에서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의 경우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이 강남의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본점은 올 상반기중 2,739억원, 무역센터점은 2,815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려 근소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우선 본점은 두터운 고정 고객층을 확보하고 명품 브랜드를 대거 유치해 최고의 고급백화점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에 반해 무역점은 넓은 매장에 브랜드 구색이 훨씬 다양하고 유행에 민감한 20~30대 고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성장성도 높다는 점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롯데는 강남점과 분당점이 대표적인 사내 라이벌이다. 이들 점포는 모두 기존 백화점을 인수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매장면적도 각각 8,300평(강남점)과 6,800평(분당점)으로 엇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들 점포는 매출순위도 매달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지난 7월과 8월의 경우 강남점의 매출이 분당점에 비해 각각 4억원, 11억원씩 앞섰지만 9월에는 분당점의 매출이 오히려 강남점을 15억원 정도 웃돌고 있다. 최근 세일기간 중에도 분당점은 자체적으로 사은품행사를 진행하는데 반해 강남점은 마일리지 축제행사를 통해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부문에서는 명동 본점과 강남점이 각각 1등 점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달 초 개점 1주년을 맞은 강남점은 상반기중 1,830억원의 매출을 올려 본점보다 20%정도 많은 편이지만 내년에 본점이 재개발에 들어가면 이 같은 순위가 다시 역전될 전망이다. 또 본점은 강북지역의 단골고객 유지에 주력하는데 반해 강남점은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마케팅활동을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 본점은 롯데 명동 본점을, 강남점은 현대 압구정점을 각각 견제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도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본사 차원에서 사은행사나 상품을 지원할 때마다 점포별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기 마련"이라면서 "이 같은 경쟁은 사내에서는 물론 타사와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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