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공정위-금감원 뜨거운 설전

보험사 이중 제재 문제싸고 금감원 "사전협의" 요청에 공정위 "우리 업무"<br>손보업계, 공정위와 법정분쟁 대비…결과 주목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보험사에 대한 이중제재 문제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손해보험업계는 공정위의 결정이 나오기도 전에 일찌감치 법무법인을 선정해 공정위와의 법정 분쟁에 대비하고 있어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20일 “최근 강대형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험사들에 대해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조치를 내릴 경우 금감원과 사전 협의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발단은 공정위가 최근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을 대상으로 공무원단체보험이나 아파트화재해상보험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보험료 담합 등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면서 비롯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 실무 부장단이 지난해 회의를 열고 공무원단체보험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덤핑 입찰을 하지 말자는 내용 등을 담은 회의록이 공정위에 압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화재해상보험의 경우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50% 이상 올리자 금감원이 행정지도를 통해 보험료를 내리도록 했다”면서 “금감원의 행정지도가 공정위가 이중제재를 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 2001년 자동차보험 가격담합 등의 이유로 손보업계에 7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감독당국의 행정지도였음이 밝혀지면서 행정소송 1심 및 대법원 상고에서도 패해 과징금 부과를 취하했다. 그러나 2002년 손보사 자동차보험 긴급출동서비스 보험료 담합에 따른 공정위의 27억원의 과징금 부과에 대해서는 손보업계가 행정소송 1심에서 패한 후 대법원에 상고해 현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손보업계는 이달 초 법무법인 광장을 법률 대리인으로 선정해 공정위와의 법정 공방에 대비하고 있다. 금감원이 행정지도를 언급하고 있기는 하지만 일부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소송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손해보험협회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의 추가 검사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소송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금감원 등의 움직임에 대해 “각자 고유의 영역이 있다”고 강조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금융사가 됐건 일반 제조업체가 됐건 불공정한 거래행위를 적발하고 시정조치를 하는 것은 공정위의 고유 업무”라고 말했다. 다만 이중규제 논란에 대해서는 규제당국과의 조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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