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 산책/1월 16일] '오페라의 날'과 비전

오늘은 우리나라 음악계에 하나의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여는 날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오페라가 공연된 날이 바로 지난 1948년 1월16일이다. 그리고 62년 후 우리나라 성악계와 오페라계의 주요 인사들이 모두 모여 오늘을 제1회 "대한민국 오페라의 날"로 선포하게 된 것이다. 불과 3년 전만해도 그것은 우리가 60년 동안 꿈꿔온 많은 것 중의 하나였다. 그 꿈의 시작은 오페라단 20개 이상이 참여해 명실공히 우리나라 오페라계를 대표할 수 있는 연합회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60여년 소박한 꿈이 현실로 그 이후에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 고생하는 음악인에게 명예를 높이고 박수를 보내는 일을 벌이고 싶은 소박한 꿈이 있었다. 바로 오페라 대상 시상식과 이를 축하하기 위한 수상자 음악회를 여는 일이다. 또 오직 피와 땀으로 우리나라 민영 오페라를 오늘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선배들에게 국가의 명예훈장이 주어질 것을 소원했다. 너무나 불가능해 보였던 꿈도 있었다. 그것은 우리나라의 오페라 실력과 규모에 걸맞은 대규모 오페라 페스티벌을 개최해 우리나라를 오페라의 고향으로 만들어가는 일이다. 우리는 또 꿈꿨다. 우리나라가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룬 여러 가지 기적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기적인 우리나라 오페라의 엄청난 발전의 의미를 되새기고 새로운 미래를 다짐할 의미 있는 날을 제정하는 것이었다. 바로 대한민국 오페라의 날의 제정이다. 우리가 꾼 꿈들은 대개 우리가 오래 소망해왔지만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이루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오페라단연합회가 창립된 지 만 3년이 지난 지금 이런 것들을 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지만 2007년 창립한 연합회는 이제 85개 오페라단이 회원으로 가입한 명실공히 우리나라 오페라계를 대변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2008년 12월18일 제1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 시상식을 가졌고 지난해 12월 제2회 시상식을, 그리고 오늘은 제2회 오페라대상 수상자 음악회를 열게 된 것이다. 또 회원ㆍ오페라단장 등 84명이 마음을 합쳐 공동명의로 추천한 분은 국가 훈장을 받았다. 사상 최대 규모의 오페라 페스티벌 또한 6월이면 현실이 돼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대한민국 오페라의 날 제정이라는 꿈은 바로 오늘 원로 음악계 인사부터 신예 오페라단장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한목소리로 오페라의 날을 선포하면서 이뤄진다. 꿈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참으로 빠르게 이뤄졌다. 그만큼 오랜 세월 우리 음악인들이 소망과 노력을 쌓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꿈은 그러나 여기가 목적지가 아니다. 사실 우리는 이제 제대로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의 눈은 이제 아시아를 본다. 40억 아시아인은 경제 성장과 함께 이미 수준 높은 문화를 갈망하기 시작했다. 머지않아 필연적으로 전세계가 즐기는 문화예술의 절정인 오페라를 갈망하게 될 것이다. 이제 亞 무대에서 저력 펼칠때 우리나라의 오페라 수준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나라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높다. 유럽에서 이탈리아가 오페라와 디자인, 그리고 문화예술의 고향으로 인식되는 것처럼 우리도 앞으로 백년 동안, 그리고 그 후에도 이들에게 선배가 되고 스승이 돼 오페라를 보여주고 가르치고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연을 통한 교류는 물론 그 나라에 음악대학 및 전문 아카데미 설립을 지원하고 장학생을 불러들이는 등 보다 전문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것을 꿈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최정상의 오페라 강국에 사는 음악인으로, 그리고 오페라인으로 우리의 명예롭고 신성한 사명으로 인식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