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신규계좌 개설수 20개월만에 최저<br>전문가들 재정확대 등 강력한 부양책 주문
중국 증시가 날개 없이 추락하자, 개미투자자들마저 증시를 떠나고 있다.
9일 상하이(上海)증권보에 따르면 올들어 중국 개인투자자들의 신규계좌 개설수가 지난 8월엔 70만4,900계좌로 전월에 비해 21만계좌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20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전문가들은 증시 반등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증시의 신규계좌수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증시의 신규계좌 개설 건수는 올해 들어 증시붕괴와 더불어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지난 상반기 926만8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줄었으며, 지난 1~8월 신규계좌 개설 건수는 1,089만4,8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수준에 그쳤다.
펀드계좌의 신규개설도 크게 위축돼 지난 8월 7만6,677건으로 전월에 비해 1만1,379건 줄어 올해 들어 가장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10월 최고점인 6,124포인트 대비 65%나 급락하며 기진맥진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8일 상하이증시는 금융당국의 증시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미국의 금융 구제에 따른 세계 증시의 동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2,100포인트대로 주저앉으며 나홀로 하락 장세를 연출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주 말 증시 폭락의 주요인인 비유통주 문제 해결을 위해 '전환사채 발행안'을 내놓았으나, 전문가들은 보다 강력한 증시부양책을 주문하고 있다.
중국인민대학 금융증권연구소의 우샤오추(吳曉求) 소장은 "중국경제의 쇠퇴는 중국의 지나치게 소극적인 재정정책과 관련이 있다"며 정부자금의 지출 확대와 강력한 세제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같은 기류 속에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이 재정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저우 행장은 8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중앙은행장 회의에 참석해 "미국 정부가 패니매와 프레디맥 두 회사에 대해 취한 구제조치는 외부 투자자의 신뢰와 시장 안정을 되찾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중국 투자자와 중국경제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치산(王岐山) 국무원 부총리와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 등 중국 경제관료들도 중국경제의 후퇴 우려를 적극 차단하고 나섰다.
왕 부총리는 중국 샤먼(厦門)에서 개최된 국제투자무역상담회에서 "국내적으로 폭설, 지진 등의 재해와 국외적으로는 신용경색 등의 위기를 맞았지만 전체 경제 상황은 좋다"면서 "중국 정부는 물가불안 등을 관리할 자신감과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천 부장은 '2008년 국제투자포럼'에서 "베이징올림픽 폐막 이후 중국경제의 성장 속도가 완만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중국의 외자 유입력이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