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내수주인 유통주가 탄핵 정국 이후 더욱 가파른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가뜩이나 침체된 소비가 대통령 탄핵 가결에 따른 정치불안으로 더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로 매도물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소비심리 위축으로 유통주의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업종 대표주인 신세계에 대해서는 `매수` 투자의견이 제시됐다.
16일 신세계는 전일보다 7,500원(2.81%) 떨어진 25만9,000원으로 마감, 6일째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현대백화점도 5일째 약세 행진을 벌였다. 여기에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SK네트웍스가 8%대의 급락세를 보이면서 유통업은 2.98%의 하락률을 기록, 전 업종 중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유통업은 이날을 포함해 탄핵 정국이 시작된 지난 12일부터 3일 연속 하락해 이 기간동안 6.75%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탄핵 정국으로 소비 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며 내수주의 반등 시기가 예상보다 더 늦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4개월 연속 상승했던 소비자기대지수가 최근 다시 낮아진 데 이어 이번 탄핵 정국으로 2개월 연속 떨어질 경우 당초 하반기로 예상됐던 본격적인 내수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진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탄핵 정국으로 가계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되면서 소비시장 참여가 떨어질 것”이라며 “당초 2월을 기점으로 소비시장이 점차 살아날 기대했지만 이 시점이 훨씬 미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종렬 교보증권 연구원도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폭설 피해에 이어 불안정한 정치 현실까지 겹쳐 소비경기 회복을 기대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유통업종이 당분간 시장대비 초과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세종증권은 이날 신세계에 대해 탄핵으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매수` 투자의견을 내고 6개월 목표주가로 30만원을 제시했다.
오승택 세종증권 연구원은 “소비심리 악화로 저가 할인점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증대돼 할인점 시장점유율 1위인 이마트를 보유한 신세계의 차별성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