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한ㆍ중ㆍ일 동북아시대 함께 열자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말이다. 춘추시대 이웃 나라인 괵나라와 우나라가 한 몸이나 다름없는 사이임을 표현하면서 사용된 말이다. 21세기 한ㆍ중ㆍ일 3국의 경제관계가 꼭 이와 같다. 지난해 한ㆍ중ㆍ일 3국의 전체 교역액은 4,041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5년에 1,129억달러였으니 11년 만에 무려 4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3국의 교역관계가 한일 양국 기업의 대중국 직접투자 기반 위에서 역외시장을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3국의 교역관계가 역외시장을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역외시장의 수요가 조금만 부족하면 3국이 연쇄적으로 공급 과잉과 디플레이션이 나타나는 등 외부 변화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생산량이 늘어나고 교역량이 늘어날수록 쏟아져나오는 제품을 소비해줄 시장에 한ㆍ중ㆍ일 기업들은 더욱 목말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력을 통한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먼저 외부 환경 변화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력관계로서 의식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부품 협력과 표준 협력을 통한 비용 절감과 중복투자의 상호 경쟁과 비효율성을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보다 넓은 시장 개방을 통해 동북아 3국 경제의 갈증 해결을 위한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3국간 의식 전환을 위한 움직임이 민간 차원에서 싹트기 시작했다. 지난해 중국 칭다오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던 ‘한ㆍ중ㆍ일 산업교류회’가 올해는 장소를 한국으로 옮겨 오는 6월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킨텍스(KINTEX)에서 열린다. 3국의 부품ㆍ소재기업들이 참여하는 전시회와 함께 삼성ㆍ하이얼ㆍ도레이 등 3국의 기업들이 한ㆍ중ㆍ일 3국을 연계한 비즈니스전략과 성공담을 소개하고 3국간 협력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3국 정부간 경제공동체 논의가 주도권을 잡기 위한 관련국간의 이해관계로 지난 몇 년간 답보 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민간 차원의 움직임이 3국의 경제공동체를 위한 불씨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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