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파키스탄 정국 '혼란 속으로'

부토 노린 폭탄테러… 130여명 사망<br>탈레반등 이슬람 근본주의 테러 배후 추정<br>무샤라프·부토 권력분점 성사 여부 불투명


파키스탄 정국 '혼란 속으로' 부토 노린 폭탄테러… 130여명 사망부토 "귀국전 탈레반등 자살특공대 첩보접했다" 무샤라프와 권력분점 성사 여부 불투명해져 이상훈 기자 shlee@sed.co.kr 파키스탄 정국이 한 치 앞을 내다 보기 힘든 안개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8년 만에 망명 생활을 접고 귀국했지만, 연이어 2건의 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페르베즈 무샤라프 현 대통령의 정권 연장 시나리오를 둘러싼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18일 자정께 파키스탄 남부의 카라치 시내에서 부토 전 총리를 노린 연쇄 폭탄 테러로 현재까지 최소한 136명이 사망하고 250여명이 부상하는 대형 유혈 사태가 빚어졌다. 부토 전 총리는 카라치의 사저로 대피해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탈레반ㆍ알카에다 등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테러의 유력한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부토는 한 인터뷰에서 1980년대 군부통치를 행사했던 무하마드 지아 울하크 장군의 지지자들이 이번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부토는 또 귀국 전에 이미 탈레반과 알카에다 등이 보낸 자살특공대가 현장에 올 것이라는 첩보를 접했으며, 자신을 겨냥한 테러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캠페인을 멈추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외신들은 이번 사태의 이면에 권력을 둘러싼 정치세력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뒤얽혀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샤라프와 부토 간의 권력 분점 합의는 이 같은 견해의 결정판이다. 합의의 골자는 무샤라프가 대통령을 맡는 대가로, 내년 1월 총선에서 부토의 파키스탄인민당(PPP)이 다수당이 될 경우에 부토가 총리에 오른다는 것. 대법원장 해임 이후 불어 닥친 퇴진 운동과 이슬람 급진세력의 무력진압으로 궁지에 몰렸던 무샤라프로서는 정권 연장을 위해 부패 문제로 두 차례나 총리 직에서 중도 하차한바 있는 부토의 힘이 필요했다. 무샤라프는 부패 혐의의 부토를 사면함으로써 그가 귀국할 수 있는 길도 터줬다. 하지만 야합은 시작부터 벽에 막혔다. 무샤라프가 지난 6일 대선에서 이겼지만 군 참모총장을 겸직했다는 이유로 대통령 입후보 자격 논란에 휘말렸고, 지난 17일 자격 시비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놓을 예정이던 대법원은 심리를 연장해 아직 대통령 당선 여부는 유동적이다. 따라서 양측의 권력분점은 법원의 판결과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친미주의자로 낙인이 찍힌 무샤라프와 부토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공적이 돼 버렸다. 권력 분점이 성사돼도 야당과 이슬람 근본주의자의 반발이 거셀 것은 불을 보듯 뻔해 파키스탄의 향후 정국은 시계(視界) 제로에 가깝다는 게 관측통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입력시간 : 2007/10/19 17:14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