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추가 협상에서도 양측이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함에 따라 코앞에 닥친 서명일까지는 상당히 숨가쁜 날이 될 전망이다. 미국 측의 제안을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또 서명일 이전에 추가협상을 마무리할 경우 28일과 29일 대외경제장관회의,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결재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2차 추가 협상, 합의점 못 찾아=정부의 한 관계자는 27일 “미국에서 지난 25일부터 진행된 한미 FTA 두 번째 추가 협상이 끝났고 협의에 참여했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28일께 귀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에서의 2차 추가 협상에서 양측은 합의안을 도출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동과 환경 등 7개 분야 전반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광범위한 토론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양측은 전화협상을 통해 입장을 조율하기로 했다.
정부는 김 본부장이 귀국하면 미국과의 추가 협상 결과를 보고받고 부처 간 협의, 관계부처장관회의 등을 거쳐 서명식이 있는 30일(미국시간) 이전에 추가 협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정부는 30일 서명식을 예정대로 준비하고 있고 서명식 이후에도 추가 협상이 계속되면 미 의회가 나설 수 있어 추가 협상이 서명식 이전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양측이 미국에서의 추가 협의를 끝냈지만 국내 절차 등이 있기 때문에 어떤 결론에 도달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우리 측도 김 본부장이 귀국한 후 방침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빠질 앞으로의 3일=서명식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한 만큼 서명까지 남은 3일여의 시간은 우리 측에게 상당히 바쁜 나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의 귀국 후 관계장관회의에서 미국 측과 협의한 내용을 우리 측이 그대로 수용하면 추가 협상을 벌이지 않아도 돼 어느 정도 시간을 벌 수는 있다. 그러나 재차 추가 협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되면 서명식 참가를 위한 출국 전까지 모든 것을 끝마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서명식에 참석하기 위해 토요일에는 출국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토요일 오전까지는 모든 절차를 다 끝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28일과 29일 대외경제장관회의,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결재 등을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물론 미국 측과 추가 협상에 대한 협의도 병행돼 진행해야 한다. 정부는 이날 오후에도 김종훈 한미 FTA 수석대표 등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미국에서의 회의 결과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미 FTA 협정문의 서명식 장소와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미국 시간으로 30일에 미 하원 부속 건물인 캐넌빌딩 코커스룸에서 열릴 일정으로 준비되고 있으며 양국 통상장관의 서명에 이어 기자회견과 리셉션도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