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0나노 기술을 이용한 64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반도체 업계 세계 최강자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30나노 기술은 머리카락 두께의 4,000분의1에 해당하는 초미세 기술로 64Gb 용량은 640억개의 메모리 저장장소가 손톱만한 크기에 집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메모리 집적도가 매년 두 배씩 증가한다는 이른바 ‘황(黃)의 법칙’을 8년째 입증하며 메모리 기술에서 또 한발 성큼 앞서가게 됐다.
반도체 신기술 개발은 공급이 수요를 자극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술개발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 다른 업종의 경우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는 게 일반적 현상이지만 반도체는 수요에 따른 공급은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새로운 반도체가 개발되면 그를 이용한 새로운 제품이나 산업이 생겨나는 경우가 아주 많기 때문이다.
이번 기술도 마찬가지다. 64Gb 낸드플래시가 양산되면 최대 128Gb의 메모리카드 제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카드 한장이면 DVD급 화질의 영화 80편과 약 40명의 DNA 유전자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기술은 고용량 메모리 시장을 주도해 앞으로 3년간 200억달러의 시장창출 효과가 기대되며 더 나아가 미래 유망산업인 생명공학(BT) 산업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플래시메모리가 문자ㆍ사진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뿐 아니라 유전자 정보저장 등에도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최근 들어 실지회복을 노리는 일본과 대만의 거센 반격으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그 여파로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분야 수익성도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추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수종 사업 발굴도 필요하지만 기존 사업의 기술 고도화와 생산성 생산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고기술ㆍ고품질ㆍ고부가가치 제품이 경쟁력 강화의 최우선 수단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연구개발(R&D) 노력을 더욱 강화해 기술에서 항상 앞서가는 삼성전자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