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얼굴은 장희빈 머리는 패리스 힐튼 이라면?

도로시 윤 '13명의 금발들' 개인전


서양에서 최고의 미녀가 갖춰야 할 조건 중 하나는 바로 금발이다. 금발은 이제 전 세계 남성들의 섹스 심볼로 등장했지만, 아시아인에게는 역시 어색한 머리색이다. 그렇다면 금발을 한 동양 여인은 어떤 모습일까. 작가 도로시 윤(한국명 윤미연ㆍ32)은 영국 골드스미스 대학원 졸업전에 사진작품 ‘13명의 금발들’이라는 작품을 제출해 유럽의 주목을 받았다. 골드스미스는 데미안 허스트를 위시한 yBa(Young British Artists)를 배출한 미술 명문. ‘13명의 금발들’의 구도는 흡사 ‘최후의 만찬’을 연상케 하는데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동양인의 모습에 금발머리 일색이다. 맨 오른쪽 그룹은 엘리자베스 1세 영국 여왕과 마리 앙뜨와네뜨, 벨라스케스의 그림에 자주 등장한 마르가리따 왕녀로 실존했던 왕족들을 재현했다. 그 옆은 바비 인형과 캔디, 만화 ‘베르사유의 장미’ 주인공인 오스카. 이들은 모두 가공 인물이다. 맨 왼쪽 그룹은 신데렐라와 배우 그레이스 켈리, 소설 ‘오만과 편견’에 등장하는 장녀 제인 버넷으로 왕자와 결혼했다는 게 공통점. 그 오른편에는 대중매체가 만든 ‘워너비’ 패리스 힐튼과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 마릴린 먼로가 있으며, 가운데는 미의 여신 비너스가 자리하고 있다. 아시아 여성의 혼란과 정체성에 주목하는 작가는 “서구형 금발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 익숙해진 이상향이지만 아시아 여성에게는 도달하기 어려운 꿈”이라고 작품을 설명한다. 도로시 윤의 첫 국내 개인전이 청담동 갤러리S 개관 기념전으로 열려 25일까지 다양한 사진작품과 비디오 아트를 선보인다. 앞서 런던과 파리ㆍ상하이 개인전이 성황리에 끝났고 하반기 밀라노ㆍ뉴욕 전시를 앞두고 있다. 강옥수 갤러리S 대표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 작가를 소개하고 유망한 신예 작가를 발굴하고자 하는 갤러리 성격과 부합해 도로시 윤의 작품으로 개관전을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02)512-6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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