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8월17일] 매슈 볼턴


매슈 볼턴(Matthew Boulton). 역사상 최고의 벤처 투자자다. 증기기관의 진가를 간파해 부를 쌓고 산업혁명의 불을 댕겼으니까. 산재보험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볼턴은 일찌감치 사업가로 이름을 날렸다. 금속제 잡화 제작업자의 장남으로 태어난 뒤(출생 1728년) 기계 속에서 자라 부유한 사촌과의 결혼으로 재력까지 확보한 뒤 1769년 영국 대형 제조업의 시초로 꼽히는 소호 공장을 세웠다. 종업원 800여명이 중앙집중식 난방이라는 최첨단 작업환경에서 금속 박스와 체인ㆍ칼자루를 생산하던 소호 공장은 단체 관람객이 몰려들 만큼 런던의 명물이었다. 광산투자에 실패한 후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지목한 게 제임스 와트가 발명한 증기기관. 1774년 1,200파운드를 주고 특허권의 3분의2를 사들인 볼턴은 의회를 설득해 1775년 만료되는 특허기간을 1800년까지 늘렸다. 수직운동만 가능하던 와트 증기기관이 회전운동까지 할 수 있게 된 것도 볼턴의 기술적 충고 덕분이다. 은퇴 전까지 대형 증기기관 318대를 판매한 볼턴은 증기 프레스를 이용해 동인도회사와 러시아, 신생 시에라리온의 주화와 영국 금화도 찍어냈다. 폭 넓은 교제로도 유명하다. 진화론을 주창한 찰스 다윈의 조부인 에라스무스 다윈 등 과학자와 기업인들의 모임인 루너소사이어티는 산학협력의 초기 모델로 꼽힌다. 아동 노동에 반대하고 급여의 60분의1을 적립해 상해ㆍ사망시 최종 임금의 80%를 지급하는 기업 내 산재보험제도를 만든 것도 활발한 지적 교류의 산물이다. 1809년 8월17일, 동업자 와트보다 10년 일찍 사망(81세)할 때 볼턴은 영국 최고 부자의 한 사람으로 평가 받았다. 사망 198년이 지났지만 그의 이름은 산업사와 고향에 세워진 매슈볼턴대학에 영원히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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