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소 수출기업이 환율상승 막는다?

수출기업들 '환헤지'위해 '환변동보험' 올 대거가입<br>글로벌 달러화 강세불구 원화 1,015원대 뚫지못해


‘중소 수출기업이 환율상승을 가로막고 있다(?)’ 환율상승을 누구보다 고대하는 중소 수출업체들 때문에 환율이 오르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25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나흘째 1,015원대를 넘어서지 못하는 등 국제적인 추세와는 대조적인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환율은 오전 내내 1,012원대에서 횡보하다 어제보다 1원10전 오른 1,014원40전에 마감했다. 외환당국은 원화환율이 1,015원대를 뚫지 못한 이유로 수출기업들의 ‘헤지(hedgeㆍ위험회피)’ 물량을 꼽았다. 중소 기업들이 계약만기 시점(최소 1개월, 최장 5년)의 환율하락을 대비해 수출보험공사의 ‘환 변동보험’ 에 가입하면 보험공사는 은행에 즉시 수출금액(달러 베이스 미래수출금액)을 매각하고 은행은 시장에 내다파는 구조다. 나중에 받을 수출금액(달러)이 미리 시장에 나오면서 환율상승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 올해 중소 수출업체들이 환 변동보험에 가입한 금액은 4조2,700억원. 3개월 만에 지난 한해 가입금액(6조9,000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에도 대형 중공업 업체들의 헤지 물량이 환율하락을 부추겼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헤지에 적극 나서면서 환율상승을 가로막고 있다”며 “과거 환율급락 때의 경험 때문에 최근 일어나는 환율상승 기조를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영수 수출보험공사 차장은 “중소업체를 위한 환 변동보험에서 발생하는 최근 하루 동안의 매도물량이 3,000만달러에서 1억달러에 이른다”며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에 이어 최근 1,000원대가 급격히 붕괴되는 과정에서 정부의 ‘환율방어’ 능력과 의지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생겨난 중소기업들의 위험회피 심리가 시장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유출, 외국인 주식 매도 등 환율상승 요인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장기전망을 환율하락으로 잡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헤지 물량이 시장에 계속 흘러나와 이를 억제하는 역효과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환 변동보험=수출기업들이 보험료를 내고 계약만기 시점(최소 1개월, 최장 5년)에 시장환율이 계약환율보다 낮을 경우 수출보험공사가 차액을 보전해주는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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