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노동개혁 지연땐 저성장 지속" ECB "유로존 12國 평균성장률 2020년 1.6%"노동인구 감소·고령화가 경제 최대 위협 요소경직된 고용시장 구조도 고실업등 악순환 초래 유럽의 국가들이 노동시장을 개혁하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성장률이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성장구도가 고착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이코노미스트인 알베르토 무쏘와 토마스 베스터만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직적인 노동시장에 대한 개혁이 늦어질 경우 유로존(유로화 통용지역) 12개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현재 2%대에서 2020년이면 1.6%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유로존 경제의 최대 위협요소로 노동인구 감소와 인구고령화를 꼽았다. 현재 유로존의 퇴직자 1명당 노동인구는 4명이지만 2050명이면 2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처럼 노동인구의 절대량이 줄고 있는 데도 진입과 퇴출이 자유롭지 못한 것은 물론 고임금, 상대적으로 짧은 근로시간, 임김이 센 노조 등 경직적인 노동시장구조 때문에 실업률이 높고 성장률은 둔화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현재 유로존 전체 노동인구 가운데 취업자의 비율은 63%로 미국의 71%보다 훨씬 낮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이 연평균 2%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려면 취업자비율이 2010년 75%, 2020년에는 85%까지 올라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유로존은 임금과 실업급여가 높고, 해고가 어려우며 노조의 힘이 막강해서 기업들이 쉽게 고용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들이 기업의 고용창출의욕을 꺾는 것은 물론 오히려 실업자를 양산하고 경제의 체력을 저하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은 노동시장 유연화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그러나 유럽 각국에서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한 개혁작업들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프랑스에서는 주당 35시간 노동제 개혁안을 두고 정치적ㆍ사회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프랑스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은 주당 39시간 범위에서 연장근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률 개정안을 의회에 상정해 8일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그러나 사회당 등 좌파진영은 이를 “프랑스를 50년 전으로 되돌려 놓으려는 우파의 이데올로기적 반격”으로 규정하는 등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또 프랑스 4대 노조 또한 집권당의 개혁안에 반대해 오는 5일 대규모 항의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유로존이 단일통화를 만들고 역내 무역을 확성화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저성장구도를 탈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1 크다. 김병기 기자 bkkim@sed.co.kr 입력시간 : 2005-02-01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