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14일 폐렴으로 33일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병문안했다.
전직 대통령의 DJ 문병은 지난 10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11시쯤 20층 VIP 대기실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손을 잡은 뒤 "자꾸 상태가 나빠지는 것 같아 휴가 중에 올라왔다"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 때 전직(대통령)들이 제일 행복했다"고 치켜세웠다.
전 전 대통령은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기간 10년 가까이 초대 받아 세상 돌아가는 상황도 상당히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며 "현직에서 안 봐주면 전직(입장)에서는 불쌍한 것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어떤 대통령은 그런 것을 안 했는데…"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한 뒤 "이명박 대통령도 전직들 의견을 잘 들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80년 5ㆍ18 민주화운동의 배후로 지목돼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내란음모 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는 등 군사정권의 최대 정적으로 탄압 받았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이 1996년 12ㆍ12 및 5ㆍ18과 관련, 사형을 선고 받자 "전직 대통령의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돼선 안 된다"며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했고 이는 대통령 당선 직후인 1997년 12월20일 전 전 대통령에 대한 특사 조치로 이어지는 등 두 사람은 질긴 악연의 고리를 끊고 용서와 화해의 손을 잡았다.
전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외환위기 극복과 관련, "지도력에 놀랐다"고 극찬한 데 이어 햇볕정책에 대해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