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소비 고급화 욕구를 따라잡지 못할 경우 저성장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다.”
골프관광 출국자 수가 연간 50만명에 이르고 해외의료서비스를 찾아 국외로 빠져나간 돈이 1조원에 달하는 등 국내에서 욕구를 해결하지 못한 국민들의 해외 소비지출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31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 보고한 ‘소비구조의 변화와 향후 정책대응 방향’에 따르면 지난 2000~2004년 중 국내소비는 평균 2.7% 증가에 그친 반면 해외소비는 평균 18.2%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소비에서 해외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80년 0.4%에서 90년 1.6%, 2000년 2.0%에 이어 지난해 2.9% 등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이는 미국ㆍ일본 등의 해외소비 비중(1%대)보다 높은 수준이다.
소득의 양극화 현상은 소비의 고급화를 심화시켜 지난해 백화점 총매출은 전년 대비 3.0% 감소한 반면 명품매출은 1.0% 증가했다. 특히 해외유학ㆍ연수생이 크게 늘면서 가계의 총 교육비 지출에서 해외교육비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10%선(71억달러 내외)에 올라섰다.
한은은 “소비의 고급화 추세를 국내생산으로 충족하지 못할 경우 국내 소득증가가 국내 소비보다는 해외소비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경우 ‘소비증가→생산ㆍ고용증가→소득증가→소비증가’의 선순환 구조를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해외소비 수요를 국내에서 흡수할 수 있도록 국내 교육, 의료레저ㆍ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노후생활의 불안감 해소와 저소득 취약계층의 소득능력 확충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