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전한 증시 만들려면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대표이사나 경영진이 관여된 대규모의 주가조작이 발생하고 심지어는 애널리스트까지 가담한 불공정매매가 일어나 시장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켰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을 이용한 대규모의 계좌도용사건까지 터져 투자자들은 물론 많은 국민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줬다. 물론 우리 시장에서만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고의 금융시스템을 자랑하는 미국에서조차 연이은 회계조작사건ㆍ리서치 조작사건 등이 월가를 강타한 것을 보면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고 건전한 시장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고 건전한 증권시장을 유지할 수 있을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주식시장은 정보통신 혁명으로 사이버 시대에 접어들었고 증시환경도 인터넷 공모가 낯설지 않을 정도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기반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으며 온라인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거래기법도 첨단화되고 있다. 이러한 사이버 환경을 교묘히 이용함으로써 비용도 적게 들면서 지능적으로 불법행위를 행할 수 있다는 점이 불공정거래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더불어 이와 같은 불공정거래에 대한 적절한 조사 및 제재ㆍ조치수단이 아직도 미흡하고 부족하다는 점이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 유출사건이 터졌을 때 언론에서는 정부당국의 조치가 미온적이라고 비판했지만 강력한 제재가 현행 규정상 어렵다는 관계자의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건전한 투자질서를 위해 선행돼야 할 시장 참가자들의 윤리의식이 매우 취약해 불공정거래의 토양을 제공하는 근본원인이 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최근 증시에서 큰 문제가 되는 투기적 단기매매의 성행도 증권업 종사자들과 투자자들의 미성숙한 윤리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불공정거래사건 발생의 원인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고 강력한 제도개선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우선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제재수단의 강화가 필요하다. 현재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집단소송제도, 과징금 부과대상에의 불공정거래행위 추가 등이 입법에 반영돼야 한다. 한편, 기업경영 및 회계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도 요청되고 있다. 최근 재정경제부ㆍ금융감독위원회 및 공인회계사회를 주축으로 '회계제도개선실무기획단'이 구성, 현행 기업의 투명성 제도를 점검하고 미국의 개혁법을 검토ㆍ평가해 회계법인 감독의 효율화 및 회계보고서의 선진화 등의 제도개선을 추진한다고 하니 시의적절한 일이라고 하겠다. 또한 점점 지능화ㆍ대형화되고 있는 불공정거래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시장 현장에서의 기민하고 탄력있는 사전예방이 중요하다고 본다. 즉 거래소와 같은 시장관리기구에 의한 사전경고의 강화 등 불공정거래 예방을 위한 고도의 시장감시체제 구축도 그 일례라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증권사의 자체 내부 통제시스템 강화방안도 추진돼야 할 것이다. 즉, 불공정거래예방 및 감시를 위한 모니터링시스템의 확립, 계좌도용의 예방을 위한 전자인증제, 불공정거래 예방을 위한 직원들의 교육 강화 등이 필요하다. 이밖에 애널리스트 등에 의한 내부거래의 차단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공정공시제도가 조만간 시행될 예정인데 증권거래소는 그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와 같이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다각의 제도개선 노력이 선행돼야 하지만 그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증권업 종사자와 투자자들의 확고한 사명감과 윤리의식의 고양이 뒤따라야 한다. 사명감이나 윤리의식의 고양은 당국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이나 한시적인 캠페인만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건전하고 선진화된 '증시문화(equity culture)'의 구축을 위해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에서 추진돼야 한다. 그 토대는 당국에서 조성하더라도 시장참가자인 증권업계와 투자자가 그 중심에 서야 할 것이다. 건전한 증시풍토의 조성을 위해서 당뮌犬?자율규제기관의 제도개선 노력과 동시에 증시의 주인인 시장참가자들의 사명감과 윤리의식이 고양될 때 불공정거래는 설 땅을 잃게 될 것이고 우리 증권시장은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강영주<증권거래소 사장>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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