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후배에게 폐를 끼쳐 미안할 이유가 없고대선배와 비교돼 황송할 필요도 없어졌다.
정규시즌 공동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서장훈(32.서울 삼성)과 양동근(25.울산 모비스)이 19일부터 시작되는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에서 진짜 MVP를 가린다.
두 선수는 지난 달 열린 정규시즌 MVP 기자단 투표에서 묘하게도 30표씩을 얻어리그 최초의 공동 MVP가 됐다.
서장훈은 "훌륭한 후배가 상을 받는 데 폐를 끼친 것 같다"고 했고 "어렸을 적우상과 함께 뛰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같은 상을 받게 돼 몸 둘 바를모르겠다"고 말했었다.
센터 서장훈과 포인트가드 양동근은 포지션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코트에서 몸을 맞댈 일은 거의 없지만 리그 최고 국내 선수로 뽑힌 덕분에 쏟아지는 비교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둘 다 팀의 주포이자 간판인 만큼 챔피언 반지를 끼는 게 곧 통합 MVP를 쏘는영예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서장훈에게 이번 챔프전은 2000-2001시즌 이후 5시즌만에 다시 온 천금 같은 기회다.
대구 오리온스와 벌인 플레이오프 4강전 3경기에서 평균 35분을 뛰면서 클러치포를 터뜨리는 등 집중력을 발휘, 12득점, 27득점, 20득점을 올렸다.
서장훈은 "어느 때보다 열심히 뛰어왔고 어렵게 잡은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프로 2년차 양동근은 플레이오프 경험이 전혀 없지만 처음으로 맞는 단기전에서도 주눅들기는커녕 오히려 신이 나서 모두 40분 가까이 날뛰고 있다.
양동근은 전주 KCC와 치른 4강전에서 4경기 모두 풀타임을 뛰는 강철체력을 자랑하며 차례로 15득점(8어시스트), 18점(6어시스트), 20득점(9어시스트), 10점(4어시스트)를 올렸다.
양동근은 "비교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도 다시 몸을 뺐지만 "뭔가 보여주기보다는 다른 득점원들의 슛이 터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