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GDP성장률 主지표를 바꾼 이유

한국은행은 2006년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부터 전기비 성장률을 주지표(主指標)로, 전년 동기비 성장률을 보조지표(補助指標)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4ㆍ4분기 중에 우리 경제가 전년 동기 대비로 5.2% 성장했다는 것보다는 전기 즉 3ㆍ4분기에 비해 1.7% 성장했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둔다는 것이다.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나라에서는 연간 GDP 성장률 수준을 사전에 가늠할 수 있는 전년 동기비 성장률이 중심지표로 널리 사용되었다. 그러나 선진국은 연간 경제성장률의 목표치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려고 하기보다는 경기의 흐름을 잘 파악해 경기가 과도하게 과열되거나 지나치게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따라서 분기 GDP의 전년 동기비 성장률보다는 경기흐름을 신속히 알 수 있는 전기 대비 성장률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런 이유로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분기 GDP의 경우 전기비 성장률을 주지표로, 전년 동기비 성장률은 보조지표로 발표하고 있다. 선진경제로의 진입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우리나라도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이에 발맞추어 경기대책도 경기변동 폭을 줄여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하며 이런 측면에서 전년 동기비보다 전기비 성장률의 중요성이 커졌다. 다만 전기 대비 성장률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경제통계에 내재하는 계절적 요인을 제거하는 계절변동조정(seasonal adjustment)이 불가피하다. 이 계절조정과정에서 주기적으로 새로운 계절요인을 반영해야 함에 따라 전기 대비 성장률이 빈번하게 수정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전기 대비 성장률은 전년 동기비에 비해 짧은 기간 중의 성장을 보여줌에 따라 파업ㆍ환율변동 등 국내외 경제적 충격에 더 크게 영향을 받아 변동성이 크게 된다는 약점도 있다. 이 같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경기변동의 방향과 속도를 더 잘 보여주는 장점이 있는 전기비 성장률을 주지표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주지표 전환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것은 경제통계로 경기흐름의 적절한 관리를 통한 질적 성장에 보다 중점을 두는 한 단계 높은 차원의 우리 경제와 발맞추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