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연봉 줄어도 스트레스 적은 곳으로…"

국책硏연구원들 교수行 줄잇는다…업무늘고 외부간섭 무시못해<br>KIEP·KDI·금융연·조세연등 올들어만 2~3명씩 엑소더스

“연봉 줄어도 스트레스 안 받는 게 나아요.” 국책경제연구소 연구원들의 ‘대학행(行)’ 이 줄을 잇고 있다. 연구소와 대학간 인재이동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으나 최근 들어 한창 일할 나이의 젊은 연구원들이 입사 2~3년 만에 대학 교수 자리를 꿰차고 나가는 경우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경우 지난해 연구위원급 3명이 경희대ㆍ중앙대ㆍ목포대 교수로 한꺼번에 자리를 옮긴 데 이어 올해에도 벌써 2명이 고려대ㆍ가톨릭대로 이직했다. 이들 대부분은 입사한 지 3~4년차로 박사학위를 따고 연구원을 첫 직장으로 잡은 이들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입사 2년차인 연구위원들이 최근 한국외대와 동국대로 교수직함을 얻어 자리를 떠났다. 금융연구원(KIF)의 경우 재직기간이 채 1년도 되지 않는 연구위원을 포함, 3명의 인재들이 최근 국민대ㆍ충북대ㆍ서강대로 옮겼다. 조세연구원(KIPF) 역시 올 들어 건국대와 국방대학원으로 ‘인재이탈’을 경험해야 했다. 이 같은 국책연구원의 ‘인재 엑소더스’ 현상은 최근 연구용역이 급증한데다 TV나 신문에 제공한 ‘코멘트’까지 일일이 신경써야 할 정도로 외부평가에 민감해지면서 업무 스트레스가 크게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대다수 연구소의 경우 연구인력이 20~30명에 그치고 있지만 개인 연구 보고서와 연구소 차원의 연간보고서에 더해 최근 정부 부처들이 경쟁적으로 요청하는 복지, 재정, 자유무역협정(FTA) 등 각 분야 연구용역으로 업무량이 크게 늘어난 상황. 여기에 예전과 달리 연구실적에 대한 평가 시스템도 크게 강화되면서 일부 국책연구원의 경우 목표치로 제시한 보고서 건수가 적은 일부 직원의 연봉까지 삭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정부정책에 ‘쓴 소리’라도 할 경우 항상 눈치를 살펴야 하는 점도 연구소를 떠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경제학과 대학교수 자리가 많이 생겨 연구원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점도 있다”며 “연봉이 좀 줄더라도 외부간섭이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에 대다수의 연구원들이 한번쯤은 대학행을 생각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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