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명박 시장의 '과욕ㆍ과속'

이명박 서울시장은 4년동안 서울을 20대 중점과제 중심으로 개발, 일류도시로 만든다는 '비전 서울 2006'을 발표했다. 이대로만 된다면 인구1000만의 서울시가 살기 좋은 대도시가 될 것이란 장미빛 기대를 갖게 하지만 과연 4년이란 짧은 기간에 이를 모두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제반여건을 생각하지 않는 지나친 의욕은 오히려 서울을 '난 계획'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을 우려가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되는 각종 개발계획에 서울시민은 혼란스럽다. 이 시장은 취임 후 4개월동안을 개발계획 발표로 장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계천복원사업을 필두로 강동구 강일동 등 다섯 곳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마곡지구개발, 강북에 3개 뉴타운 조성, 그리고 정자,발산지구택지개발 등 굵직한 계획을 연이어 발표했다. 이러다간 서울시가 온통 공사판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벌써부터 부작용은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대책으로 진정되던 부동산투기가 서울시의 계속된 개발계획 발표로 고개를 쳐들고 있다. 특히 3개 뉴타운 조성지역엔 투기꾼들의 발길이 잦다고 한다. 이 시장의 의욕에 찬 온갖 개발계획이 서울시민을 위한 것이 아닌 투기세력을 위한 것이 될까 두렵다. 건설에 젊음을 바친 이 시장의 전력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서울시정은 건설회사 경영과는 다르다. 개발계획 중엔 임기동안에 할 수 있는 것과 후대에 넘겨야 할 것, 전임시장이 남긴 과제를 마무리 지어야 할 것 등이 있다. 발표된 20대 중점과제를 3년반 정도 남은 임기 중에 완료하겠다는 것은 과욕이다. 건설회사 경영식으로 밀어 붙이겠다는 발상이다. 선임 시장이 세운 뚝섬개발계획을 뒤엎은 것이나 강남에 건설하겠다던 추모공원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강북의 3개 뉴타운 조성도 그렇지만 20대 중점과제를 실천하는데 필요한 15조원에 달하는 재원조달도 문제다. 이 시장은 "낭비성 예산을 없애고 경영기법과 신기술을 도입한다면 신규사업도 하면서 빚도 갚을 수 있어 시민에게 더 많은 부담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예산이 늘어나게 마련인 상황에서 아무래도 믿음이 가지 않는 이야기다. 인구 1000만의 서울시정을 이끄는데 4년이란 임기와 업적에 지나치게 집착해서는 안 된다. 발표된 개발계획 중엔 긍정적인 것도 많다. 우선 시민들의 반응이 좋은 청계천복원사업이나 강북 3개 뉴타운조성으로 서울의 불균형개발을 시정만 해도 이 시장은 성공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 많은 사업을 벌리는 것 보다 서울발전 장기계획을 세우고 그 중 실천 가능한 것부터 우선순위를 정하고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도권인구 억제정책과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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