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주 황룡사 복원 '뜨거운 감자'

국립문화재연구소 28-29일 학술대회

경주 황룡사(皇龍寺) 복원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1970년대 황룡사 터 발굴 이후 이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으나 단발성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명백히 관광사업과 연계된 '복원'을 표방한 황룡사 터 활용 방안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가 28-29일 경주시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하는 황룡사 복원 국제학술대회는 대회 개최 목적으로 '황룡사 복원의 타당성 검토 및 복원사업 추진 기반 조성'을 표방한다. 앞서 문화관광부와 문화재청으로 대표되는 중앙정부와 관할 지자체인 경주시는황룡사 복원사업을 포함한 '경주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의 개요를 발표했다. 이에 의하면 '고도(古都) 경주'의 환경 조성을 위해 올해만 국비 75억원을 중심으로 120여억원을 투입해 황룡사 복원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첨성대-계림-월성을 연결하는 '신라의 길'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와 맞물려 문화재청은 1920년대 조선총독부가 발굴조사했으나 애초부터 봉분이 없던 적석목곽분인 금관총과 서봉총에 봉분을 만들어 앉히기로 했다. 월정교 복원 문제는 이미 그 복원 설계가 들어간 상태다. 아울러 경주시내 적석목곽분 1기를 골라 발굴조사를 벌임으로써, 1973-75년 천마총과 황남대총 발굴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계획도 이미 상당한 가속도가 붙은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찬반을 두고 논란 가능성이 있는 이 적석목곽분 발굴에 대해 당국은 '고도경주'의 붐 조성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 황룡사 복원 문제는 역사도시 경주 재현이라는큰 틀에 위치하지만, 실은 그 승패를 좌우한다고 할 만큼 중대한 사안으로 거론된다. 당국에서는 '황룡사 복원'을 내걸었지만, 실상 그 범위를 좁히면 황룡사 9층 목탑 복원 문제에 온통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고학자인 김병모 한양대 명예교수가 '21세기 문화국가 건설과 문화유산복원'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1-2부에서 유적 복원의 개념과 의의, 그리고 각국 복원사례를 검토한 다음, 3-4부에서 황룡사와 그 목탑 복원이라는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루게 된다. 이 자리에서 70-80년대 경주 고적조사 활동의 산증인인 조유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신라왕경과 황룡사'를 발표한다. 조 전 소장은 황룡사 목탑은 21세기형으로 '중창'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이날 학술대회 핵심은 배병선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조물연구실장이 맡은 '황룡사복원 방향'이라 할 수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황룡사, 특히 그 목탑 복원에는 자료수집과 연구에만 20년이 걸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토론 등의 과정에서 복원에 대한 만만치 않은 반론도 나올 수 있어 다시금 황룡사는 21세기 벽두에 한국문화유산의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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