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스트립클럽과 전쟁' 선언 퇴폐적 접대문화에 여성들 성차별 소송…감독당국 규정마련 뉴욕=서정명 특파원 vicsjm@sed.co.kr 미국 월가(街)가 퇴폐ㆍ향락산업의 대명사인 스트립 클럽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금융회사에서 관행화된 스트립 클럽 접대문화가 직장 내 여성들의 성차별과 대규모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감독기관들이 엄격한 규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USA투데이는 23일(현지시간) 증권ㆍ자산운용ㆍ은행 등 금융회사를 감독하는 미국증권업협회(NASD)와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스트립 클럽에서의 ▦접대금액 상한 설정 ▦접대 내용 구체적 명시 ▦접대비용 회사경비 처리 불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규정을 수주일 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규정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아 효력을 얻게 되며, 이 규정에 따른 사규를 만들지 않거나 시행하지 않는 금융 중개회사에 대해서는 회원자격까지 박탈할 수 있다. 월가 금융당국이 스트립 클럽 접대관행에 메스를 들이대는 것은 금융회사 여직원들이 이 문제를 직장 내 성차별로 제소하는 등 법정 다툼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직원들은 스트립 클럽에서 접대 받는 고객 중 상당수가 자신이 관리하는 고객인데도 접대 이후 남성 직원들에게 고객을 빼앗기면서 연봉과 보너스,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메릴린치를 상대로 성차별 소송에서 이겨 220만달러를 받은 하이디 섬너 금융 컨설턴트는 “비즈니스 거래가 스트립 클럽, 골프, 사냥 등을 통해 이루어질 경우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지원하고 승진시켜주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여직원에 대한 성차별은 영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트립 클럽 접대관행에 따른 성차별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002년 스트립 클럽 출입제한 규정을 엄격하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2004년 한 여직원으로부터 소송을 당해 5,400만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스트립 클럽에 출입한 직원 4명을 해고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UBS도 지난해 여성 직원의 스트립 클럽 관련 소송으로 2,900만달러의 금액을 지불했으며, 독일계 투자은행인 드레스드너 클라이워트도 같은 이유로 여성 직원 6명으로부터 소송을 제기 당한 상태다. 월가 일부에서는 도덕성 문제를 법으로 재단하려 한다며 금융당국의 엄격한 조치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기회균등을 외치는 여성 직원들의 거센 목소리 속에서 환락 접대문화에 대한 철퇴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3/24 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