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카드 해법 난항]‘추가 담보 없이지원 없다 VS 더 내놓을 것 없다

`추가 담보 없이는 자금지원도 없다.(채권단)` `더 내놓을 것이 없다.(LG그룹)` LG카드에 대한 2조원의 자금지원을 놓고 채권단과 LG그룹이 벼랑 끝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채권단은 오는 24일 오전까지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더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그럴 경우 카드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다시 불거져 고객들의 불안감 증폭과 함께 대외신인도에 적잖은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도 “LG카드 문제는 단순히 한 개 부실카드사의 진로만이 아니라 금융시장 전체와 연결돼 있는 만큼 양측이 원만하게 합의하기를 기대했으나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해 당혹스럽다”고 말해 당국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권단, “추가 담보 내놓아라”=이순우 우리은행 기업금융단장은 이날 LG측과의 협상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채권단에서는 LG그룹에 LG카드를 살릴 수 있는 의지가 있느냐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며 “LG측이 제시한 구 회장의 ㈜LG 지분 담보제공만으로는 미약하다는 것이 채권단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 회장의 ㈜LG 지분은 실제가치가 800억~9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채권은행 중 단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LG측이 좀더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이에 앞서 실무자회의를 열어 특수관계인이 가진 ㈜LG 지분의 추가 담보제공과 구 회장 연대보증, 증자대금 7,000억원의 연내 예치 등이 있어야만 자금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LG측, 구 회장 지분제공으로 충분=LG그룹은 그러나 이날 협상에서 LG카드를 살리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분명하다는 입장과 함께 구 회장의 ㈜LG 지분제공만 포함시킨 확약서를 제출했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에서는 자꾸 성의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구 회장이 지주회사인 ㈜LG그룹 지분을 내놓은 것만으로도 회생의지는 충분하다고 본다”며 “더이상 내놓을 자구안은 없다”고 말했다. LG측은 이와 관련, 일부 계열사의 유동성 문제에 대해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담보로 내놓으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나 자회사들이 금융계열사에 원천적으로 출자할 수 없고 개인 대주주들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힘들어 7,000억원 연내예치 요구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말까지 막후협상 지속할 듯=이처럼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채권은행들이 24일 오전까지 여신협의회 등을 통해 지원 여부를 서면으로 통보하기로 함에 따라 추가협상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단장도 “이번주 말까지 좀더 진전되는 상황이 있지 않겠느냐”며 추가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LG카드 처리가 지연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더이상의 파급효과가 없도록 양측이 하루빨리 절충점을 찾아 조기에 사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LG카드 파행영업 불가피할 수도=21일 오후 한때 현금서비스를 중단했던 LG카드가 주말과 다음주 초 현금서비스를 계속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LG카드의 한 관계자는 “주말 동안 현금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실시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며 “다만 회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해 유동성 위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환카드의 경우와 달리 LG카드는 하루 현금서비스 금액이 1,000억~1,500억원에 달해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LG카드 회원은 현재 1,400만명으로 현금서비스가 다시 중단될 경우 다른 카드사들에 현금서비스를 받으려는 회원이 몰려 큰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실정이다. <이진우,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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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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