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형 경쟁력'을 구축하라] 금호타이어

UHP 타이어 무장 '글로벌 빅5' 박차<br>지난해 471만개 판매 전년보다 33%나 늘어<br>中 타이어시장선 점유율 16%로 미쉐린 따돌려<br>미주시장 선두권 진입·가격결정력 확보가 관건



['한국형 경쟁력'을 구축하라] 금호타이어 UHP 타이어 무장 '글로벌 빅5' 박차지난해 471만개 판매 전년보다 33%나 늘어中 타이어시장선 점유율 16%로 미쉐린 따돌려미주시장 선두권 진입·가격결정력 확보가 관건 “텐진 공장은 세계 5위권 진입을 꿈꾸는 금호타이어의 핵심 기지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7월4일 중국 텐진(天津) 으로 건너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현지 타이어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밝힌 미래비전의 한 단면이다. 중국 생산기지론 3번째 구축된 텐진타이어공장의 생산규모는 연간 525만개 수준. 이 생산력이 모두 초고성능(UHP)타이어 제조에 쓰인다. 일반타이어보다 2~4배 비싼 UHP타이어는 오는 2010년까지 시장 규모가 매년 15%씩 성장, 세계 승용차타이어 시장의 1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호타이어의 중기 목표는 ‘2010년 글로벌 빅 5 진입’. 최종 타깃은 업계 1위인 미쉐린을 따라잡는 것이다. 박 회장이 텐진공장에 각별히 관심을 쏟았던 것은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전략이 난관없이 순항할 것인지 여부가 이곳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중국의 승용차용 타이어 시장에서 16%의 점유율을 기록, 미쉐린(점유율 6%)과 브릿지스톤(〃10%)를 제쳤다. 또 하나의 세계일류 기업 탄생이 기대되는 이유다. ◇차세대 시장 경쟁 자신 있다=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순위는 9위(매출액 기준). 이 회사가 글로벌 빅5로 올라서려면 최대 타이어시장인 미주와 유럽지역에서도 선두권으로 진입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세계 5위권 진입을 위해선 고급제품인 초고성능(UHP)타이어 시장을 장악해야 합니다. 텐진공장은 바로 이 같은 전략을 펼치기 위한 주력기지입니다.”(김창년 금호타이어 부사장ㆍ상하이법인장) 금호타이어의 꿈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미쉐린 등 선두업체가 점령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침투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 부사장은 이어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공급능력 확보가 문제였지만 (텐진공장 구축으로) UHP타이어시장에서 미쉐린 등 선두업체와의 공급경쟁에 충분히 자신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호타이어의 해외 UHP타이어 판매는 2004년 353만2,000만개이던 것이 2005년 471만2,000개으로 약 33%나 늘었다. 올해에도 약 11% 증가한 5,233개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미시장에선 UHP타이어부문 점유율이 10%를 돌파(2위)해 미쉐린을 맹추격중이다. 이 같은 약진을 발판으로 금호타이어의 매출도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 ◇미쉐린도 두렵지 않다=금호타이어는 지난 4일 포뮬러대회중 ‘F3 BP 마스터즈’의 공식타이어로 재선정됐다. 지난 2002년 세계 2위 타이어업체 브릿지스톤을 제친 이후 5년 연속 이 대회의 공식타이어 자리를 지킨 셈이다. 금호타이어의 이한섭 구주본부장은 “고가 타이어 시장에선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신뢰도 있는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규모 제조능력도 무용지물”이라며 “이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금호타이어가 선택한 것이 세계적 자동차 경주행사인 포뮬러대회 진출”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포뮬러 대회에 공식으로 타이어를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전세계 150여개 타이어업체중 선두권의 6∼7개 업체만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품질에서도 자연스럽게 세계가 인정하는 검증절차를 거친 셈이라는 설명이다. 오세철 금호타이어 사장은 이와 관련, “최근 (금호타이어)를 찾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있다”며 “요즘도 그렇지만, 지난 2002년의 경우 전세계 타이어업계의 매출증가율은 전년대비 평균 3.1%에 그쳤는데 당시 금호타이어는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약진의 리듬을 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격결정력을 확보하라=금호타이어가 정상으로 올라서려면 또 하나의 요소가 반드시 필요하다. 바로 가격주도력. 시장 전문가들은 “물량 공급능력과 안정된 품질 등은 선발업체로 진입할 수 있는 자격조건일뿐”이라며 “조건을 갖춘 것과 선발업체로 진입한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지적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이승재 연구원은 “J.D파워나 컨슈머리포트, ADAC 등 국내외 자동차전문저널의 평가결과를 보면 국내 UHP타이어는 세계적인 품질을 갖고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고 판매망이 취약해 크게 할인된 가격에 팔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업계 정상에 서기 위해선 반드시 제값을 받아낼 수 있는 가격결정력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쉐린은 탄탄한 브랜드인지도를 기반으로 신제품을 경쟁사보다 10%이상 높은 값에 출시할 수 있는 가격결정력을 갖고 있다. 덕분에 미쉐린은 지난해 총판매량이 전년보다 1.8% 감소 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오히려 3.6% 늘어 155억9,000만 유로에 달했다. 대한타이어공업협회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이 미쉐린을 넘어서는 가격결정력을 확보하려면 글로벌 홍보와 마케팅에 보다 많이 투자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며 “또 VIP고객들을 발굴하기 위한 직영매장 확대, 글로벌 영업망 확충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오너쉽 앞세워 공격경영 "미쉐린과 닮은꼴" 미쉐린은 강력한 오너쉽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한 세계 타이어시장의 선두주자다. 이 점에서 금호타이어는 미쉐린을 빼닮았다. 지난 1832년 설립된 프랑스 기업 미쉐린은 4대째까지 창업주인 미슐랭 가문이 경영권을 이어왔다. 미슐랭가의 지분 비중은 개인투자자 지분(지난해말 기준 15.2%) 가운데 일부로 알려질 정도로 적지만 강력한 오너십으로 정평이 나 있다. 덕분에 미쉐린은 빠르고 과감한 투자결정을 내려왔다. 지난 100여년간 전세계 5개 대륙에 70여개 공장과 170개국 이상의 영업망을 갖출 정도로 공격경영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현재는 비(非)미슐랭가 출신인 미셸 롤리에가 지휘봉을 쥐고 있다. 제 4대 오너인 에두아르 미슐랭이 지난 5월 낚시를 즐기다 전복돼 사망했기 때문이다. 미쉐린은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타이어업체로도 유명하다. 전세계 6곳의 대규모 고무농장을 확보, 원료와 제품제조의 수직계열화를 마무리했다. 이는 고품질의 원료를 안정된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금호타이어도 올들어 같은 그룹의 계열사인 금호석유화학과 더불어 타이어ㆍ석유화학부문의 수직계열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 원재료 부문은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중국진출에서만큼은 금호타이어가 미쉐린을 앞섰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94년 전세계 타이어기업중 최초로 중국에 터를 잡아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난징(南京), 텐진(天津), 창춘(長春)에 총 4곳의 공장을 가동, 혹은 건설중이다. 반면 미쉐린은 초기 시장 진입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 2000년대 들어 중국 진출을 시작했다. 지금 세계 타이어 시장은 ‘지능형’ 제품이 대세…TPMS 기술개발 시급 美이어 佛·獨도 장착 법제화 추진따라 국내車관련산업 공동연구개발 서둘러야 국내 타이어업계는 래디얼 타이어(내부에 철심을 감아넣은 타이어)시장에선 미쉐린을 거의 따라잡았다. 하지만 앞으로 5년 후면 국내 기업의 이 같은 추격노력이 퇴색될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대세는 '지능형(smart) 타이어'. 지능형 타이어는 내부에 각종 전자장치를 탑재해 위험정보를 운전자에게 미리 알려주고 노면상태를 감지해 형태를 자동으로 변모시키는 미래형 바퀴다. 미쉐린과 브리지스톤, 굿이어 등 글로벌 빅3 메이커가 지능형타이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을 비롯한 후발업체들이 '튼튼하고 잘 달리는 타이어'라는 개념에 얽매여 있을 때 선발업체들은 '똑똑한 타이어'라는 신시장을 만들어가기 시작한 모습이다. 현재까지 상용화한 지능형 제품은 내부에 온도ㆍ압력센서와 무선송신기가 장착돼 타이어의 펑크 가능성을 미리 알려주는 'TPMS(타이어 압력 모니터링 시스템)'. 타이어가 노면상태를 감지해 최적의 접지력을 발휘하도록 표면의 무늬(트래드)를 물결형이나 V자형 등으로 자동 변형시켜주는 기술도 머지 않아 상용화될 예정이다. 또 타이어가 수집한 주행정보에 따라 브레이크의 제동력과 엔진 회전수를 조절해주는 기술도 연구중이다. 지능형 타이어시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탈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내년부터는 TPMS장착을 의무화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독일 등 서유럽국가들도 TPMS장착을 법제화하려는 분위기다. 우리나라도 2~3년내에 이 조류에 동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미국은 물론 유럽과 일본계 고급차에도 TPMS가 장착되고 있으며 이 시장을 타이어업계의 빅 3가 거의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반면 국내 타이어업체들의 기술개발은 아직도 기존의 타이어개발에 집중돼 있다. 펑크가 난 후에야 위험을 알려주는 런플랫타이어가 이제서야 겨우 상용화된 정도다. 금호타이어가 자동차부품제조사 시트론과 손잡고 TPMS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국산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충분한 안전 테스트를 거쳐 시판되려면 앞으로 수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불과 5년후인 2010년이면 차체의 80~90%가 전자부품화된 수소자동차가 상용화되면서 지능형 타이어 시장도 더욱 급성장할 전망인데, 이 과실을 따먹을 수 있을 지 미지수다. 미쉐린 등 '빅3'와 국내 타이어업체들의 연구개발비용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글로벌 메이커들의 연간 연구개발비용은 전체 매출의 5~7%선. 반면 국내 업체들은 줄곧 매출의 3~4%선을 유지하다 최근에야 5%대로 높였다. 매출규모를 감안하면 절대금액의 차이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타이어업체들이 차세대 시장 선점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자동차메이커까지 합세한 공동연구작업을 펼쳐 개발비용 부담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8/08 17:30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