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원·달러 환율 1,020원대 급락

외환당국, 물가관리 차원 연일 개입불구<br>상승변수 워낙 많아 하향 안정은 미지수


원ㆍ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강력한 매도개입으로 1,020원대로 급락했다. 물가급등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연일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긴 하지만 상승 변수가 워낙 많아 정부 의지대로 환율이 확실하게 하향 안정 쪽으로 방향을 틀지는 미지수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달러당 15원10전 급락한 1,023원2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02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10일 이후 5거래일 만이며 특히 하락폭은 3월18일(15원20원) 이후 3개월 만에 최대다. 환율이 크게 내린 것은 외환당국이 물가관리 차원에서 작심하고 매도개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환율은 전일 역외시장의 환율 수준(1,040원)에 영향을 받아 1,040원대로 상승, 출발했지만 곧바로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이 “정부는 외환시장 흐름이 물가안정 정책과 조화될 수 있도록 확실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며 구두개입하자 하락세로 반전했다. 이어 오전11시20분쯤 정부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쏟아지면서 1,020원대로 크게 밀렸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개입물량을 4억~5억달러로 추산했다. 권우현 우리은행 과장은 “이번 개입은 정부가 고환율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시켜준 셈”이라며 “하지만 물가관리 차원이긴 하나 시장개입이 너무 잦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환당국은 5월 중순 이후 물가안정 중심으로 정책 스탠스를 전환한 뒤 빈번하게 매도개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7일 환율이 1,051원까지 치솟자 무려 25억달러를 쏟아부으며 1,030원대로 끌어내린 것을 비롯해 이달 3일에는 최중경 재정부 1차관의 ‘물가안정 올인’ 발언에 1,010원대로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다시 1,030원대로 상승하자 10일 3억달러가량을 매도하며 재차 1,020원대로 하락시켰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개입이 잦아지면서 시장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16일 최 국장이 “정부는 환율이 물가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여주길 희망한다”는 멘트를 내놓으면서 5억달러 이상의 개입을 단행했지만 환율은 고작 2원70전밖에 빠지지 않았다. 그만큼 대기수요가 탄탄하다는 반증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시장에서 워낙 당국의 매도 경계감이 높지만 유가급등에 따른 결제수요, 외국인 주식 대량 매도 등 저점 대기 매수 수요가 많다”며 “당국의 물가안정 의지와 시장의 펀더멘털에 따른 수급 사이에서 환율이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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