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여행·레저 부푼꿈에 '투잡스' 도전도

■ 주5일 근무제 내달부터 확대<br>직장인들 자기계발·여가활용계획 분주<br>소방등 민원부서는 "변화없다" 시큰둥

정부 중앙청사에 근무하는 윤광순(35)씨는 오는 7월부터 시작할 영어학원 수강 계획만 생각하면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1일부터 시작하는 주 5일제 근무에 따라 토ㆍ일요일을 쉴 수 있게 돼 그 동안 미뤄 왔던 영어회화 공부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문법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회화에 약했던 윤 씨는 장기 근무 공무원들에게 주어지는 2년간의 해외 연수에 지원할 토익이나 텝스 등에 조만간 응시할 계획이다. 윤씨 외에도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자기계발 계획이나 여행ㆍ레저 등 여가활용 계획을 세우며 주 5일제 확산이 가져올 생활 상의 변화를 한껏 기대하고 있다. ◇본격적인 주5일 근무시대의 개막=오는 7월 1일부터 주40시간 근무제가 전 공무원 및 300이상 기업체로 확대됨에 따라 주5일 근무가 우리 사회의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직장인들이 주5일제로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역시 자기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것. 그 동안 못했던 독서나 학원수강, 동호회 참가, 봉사활동 등의 계획을 세우거나 수영, 테니스, 골프 등으로 심신을 단련해 보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사람들이 많다. 주말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들을 찾아 농사일을 돕겠다는 알뜰 실속파 직장인들도 많이 눈에 띤다. 노부모와 손자들간의 만남을 통해 효행과 자녀들에 대한 산 체험교육을 동시에 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도시나 수도권에 한정됐던 여행계획을 울릉도나 거문도, 백도 등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섬까지 확대하고 있다. 드물기는 하지만 아예 배달 업무, 부동산 중개소, 주말 농장 등 ‘주말 기업’을 차려 놓고 본격적인 ‘투 잡스’에 도전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고응석(41) 공무원직장협의회장은 “이제 실질적인 주5일제 시대가 열린 만큼 앞으로 생활상의 변화가 사회 곳곳으로 확산돼 나갈 것”으로 내다 봤다. ◇민원부서 기피부서 1순위(?)=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는 법. 민원인이나 소비자들과 직접 접해야 하는 일선부서 공무원들과 서비스 업체 근무자들은 주5일제가 시행돼도 별 다른 변화가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주5일제 도입 혜택을 별로 못 보는 직종으로는 경찰, 소방, 교정, 교육 등 특수분야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대표적이다. 각 지구대, 기동대, 소방서, 교도소, 세관, 검역소, 기상대 등 24시간 근무가 필요한 기관은 ‘토요 민원상황실’ 등을 설치하고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동사무소, 병원, 의료원, 우체국 등의 민원 업무 담당자들도 순번을 정해 토요일 오후 1시까지 근무해야 한다. 이들 기관들은 소속 공무원들을 달래기 위한 보완책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토요 근무자들은 주중에 토요일 근무시간만큼 쉴 수 있게 하거나 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행정자치부로부터 토요 민원상황실 운영을 통보받은 각 시ㆍ군ㆍ구들도 지자체의 형편에 따라 상황실 운영을 신축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양천소방서 지명천 반장(45)은 “남들 노는 날이라고 불을 끄지 않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119구조대, 소방파출소 등 대민업무가 많은 부서부터라도 경찰처럼 3교대제를 신속히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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