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선순환기 한국경제 5대 암초 넘어서야 순항한다

① 유로존 위기 지속 ② 중국 긴축 리스크<br>③ 재정 지출 축소 ④ 물가 불안 현실화<br>⑤ 건설업 연쇄부도


수출과 내수에 따른 경기회복세가 고용부진을 완화시키는 등 선순환 구조에 들어섰지만 우리 경제는 여전히 위험 요인에 둘러싸여 있다. 높은 대외의존도에 의한 불안한 성장, 점차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압력, 아직은 잠재성장률 수준에 미치는 못하는 실질성장률 등은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고비들이다. 특히 진행형인 남유럽 리스크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작용하며 하반기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다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한 학습효과로 경제정책의 초점을 재정건전성 강화에 맞추며 재정지출이 크게 축소되고 민간의 자생력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미국 등 선진국 경제의 회복이 여전히 불안하고 남유럽 위기 등도 상존해 국제금융시장은 다소 불안할 것"이라며 "금리인상 등 확장적 정책기조를 차질 없이 정상화하고 대외여건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이 상시적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로존 위기 지속=유럽연합(EU)이 7,500억유로의 유럽 안정기금으로 지원에 나섰지만 남유럽 리스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재정보고서에서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리스크가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이자율 상승과 경제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 각국이 이른 시일 내에 공공 부채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발 재정위기는 시간이 흐르며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으로 금융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다 영국 등 서유럽의 금융시장으로 남유럽의 위기가 전이되며 글로벌 경제불안의 뇌관이 될 우려를 낳고 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시장팀장은 "유럽안정기금이 자금조달 계획 등의 구체안이 없는데다 정치적인 문제도 남아 있어 유럽 리스크는 하반기 내내 마녀사냥식으로 터지며 금융시장을 자극할 것"이라며 "막대한 경제적 불균형과 대외 자산ㆍ부채가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500%에 육박하는 영국의 향방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 등 중국 긴축 리스크=지난 14일 중국이 발표한 위안화 절상을 염두에 두고 발표한 관리변동환율제도 하반기 우리 경제의 대외변수 중 하나다. 위안화 절상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 속도와 폭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절상으로 우리 상품의 경쟁력이 강화될 경우 당장은 무역수지에 도움은 되겠지만(10% 절상시 49억달러 개선ㆍLG경제연구원) 중국의 긴축이 수입수요 감소로 이어지면 우리 수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또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산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금리인상 시점을 앞당기는 효과도 예상된다. ◇재정지출 축소, 재정건전성 강화=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는 우리 경제의 재정건전성에도 반면교사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재정지출ㆍ국가채무 등 재정지표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설정한 후 세원을 넓히고 예산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DI는 2008~2009년 국세감면비율이 국가재정법이 정한 한도를 초과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비과세ㆍ감면 등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기업 부채에 대한 효율적 관리를 통해 정부의 잠재적 채무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2008년 금융위기 확산 이후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재정지출과 공기업 투자 등 공공지출도 하반기 들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불안 현실화=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가가 오르면서 전반적인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수입물가가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외부적으로는 유가 상승에 내부적으로는 임금 상승 등의 영향으로 한국은행의 물가관리 목표 범위(3.0±1.0%)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위기에 억눌렸던 소비가 늘어나고 임금상승의 욕구로 분출돼 물가를 자극하는 셈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 같은 점을 감안해 소비자물가가 올 4ㆍ4분기께 3.7%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의 오름폭 등에 따라서는 연말께 한은의 목표 범위 상단(4.0%)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KDI도 수면 아래 있던 물가상승 압박이 하반기 수면위로 떠오르며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재준 KDI 연구위원은 "경기회복세가 견실화되고 세계 경제회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은 물가상승 압박요인"이라며 "거시경제정책을 GDP갭보다는 물가안정에 보다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구조조정 등 업종 리스크=건설업체 부도도 현실화되고 있는 잠재 리스크다. KDI의 조사에 따르면 건설업체 8곳 중 한 곳이 '부실 위험기업'이고 이들이 연쇄부도로 이어질 경우 금융권은 5조원이 넘는 피해를 볼 것으로 추산됐다. KDI는 건설업계의 재무구조 악화가 수년간 누적된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정부 지원이나 규제 완화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해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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