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지속가능경영 정착 이렇게

이 병 욱 (LG환경연구원 원장, 경영학박사)

최근 글로벌화를 선도하는 국내 우량기업들을 중심으로 지속가능경영을 도입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음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세계적 기업들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우리 기업도 이제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자동차를 비롯, 삼성ㆍLGㆍSK 등 대표적 기업들의 최고경영자가 지속가능경영에 관심을 갖고 이를 실천에 옮기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산업계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가치 체계적인 관리를 사실 이들 기업이 지속가능경영에 관심을 갖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일차적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다 보니 그들의 지향점을 알게 됐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자금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태와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업의 사회공헌 요구, 국제원자재 가격상승,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웰빙 분위기 확산과 최근 ‘불량만두’ 사건에 이르기까지 일견 각기 달라 보이는 경영여건의 변화가 결국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많은 경영자들이 지속가능경영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마디로 지속가능경영의 요체는 기업의 지속적 발전에 필요한 가치창출의 원천을 규명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기업의 가치는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s)에서 비롯된다. 지속가능경영에서 이해관계자를 주주와 종업원ㆍ소비자ㆍ지역사회, 나아가 자연생태계와 미래세대까지를 포함하는 매우 포괄적인 의미로 규정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들 이해관계자들을 좀 더 살펴보면 그들의 관심과 요구가 사회ㆍ경제ㆍ환경 3가지 범주로 구분되며 이것이 바로 지속가능경영의 3대축(TBLㆍTriple Bottom Line)을 이루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원만한 관계 확보가 기업의 존립과 발전에 중요하지만 한정된 자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해 가치를 극대화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모두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따라서 전략적 우선순위의 설정이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선 환경경영과 윤리경영의 통합을 통해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sustainable consumption and production)’에 기여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최고경영자의 의지가 선행돼야 한다. 이어서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하는 데 적합한 조직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러한 비전과 조직적 기반이 갖춰지면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 목표설정과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 전과정을 대상으로 한 생태ㆍ경제효율성(eco-efficiency)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특히 최근 불량만두 사건에서 보듯이 소규모 공급업체의 잘못이 관련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공급망 전체의 지속가능성 확보 역시 중요한 과제다. 선진모델 벤치마킹등 필요 이외에도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내부적 동기부여에 필요한 성과평가 체계 구축, 사회책임투자(SRI) 및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금융권의 변화와 지역사회와의 갈등 가능성 등에도 관심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새롭고 다양한 이슈에 대해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당면 현안 해결에 바쁜 기업들이 이를 제대로 소화해 내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따라서 초기단계에는 유사업종의 선진기업을 벤치마킹하거나 영국의 시그마(SIGMA)모형 또는 미국의 SD 플래너(Planner) 모형을 참고, 전략의 기본 틀을 마련하고 이 과정에서 도출되는 주요 과제들을 우선순위에 입각해 단계별로 접근하면서 공급망 내의 유관업체와 유기적으로 협력해 나간다면 보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