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프로들은 결말을 안다

제11보(174~200)



치우쥔이 백74로 두 점을 따낸 것은 건고일척의 승부수였다. 강동윤은 기다렸다는 듯이 흑75로 들여다보고 77로 봉쇄했다. 하변 백대마가 통 속에 갇혔다. 패를 이기지 않으면 백대마가 살길이 없다. 만약 형세가 백쪽에 유리했다면 치우쥔은 백74가 아니라 하변을 살리는 수를 두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74의 자리는 흑이 두게 되는데 그 코스면 흑승이다. 치우쥔이 이기는 길은 백74로 따내고 하변도 무사히 사는 길뿐이다. 이제는 승부가 단순하게 되었다. 이 패에 모든 것이 달린 것이다. 실전보의 백74로 따낸 것은 9집끝내기에 해당한다. 흑은 팻감으로 그 정도의 이득만 취하면 이긴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팻감이다. 강동윤은 용의주도하게도 진작에 우하귀 방면에다 팻감 창고를 만들어놓고 있다. "사실은 실전보의 77로 그냥 패를 꽉 이어버렸어도 백대마가 사는 수단은 거의 없었어요. 강동윤은 아주 확실하게 두고 있는 것이지요."(온소진) 백78로 달리 둘 수는 없다. 참고도1의 백1로 두면 흑2로 그만이다. 백3에는 흑4로 눈을 없애면 더이상 꿈틀거릴 방도가 없다. "절묘하네. 흑이 딱 한 팻감 차이로 이기는 모양이야."(윤현석) 참고도2의 흑1로 받고 난 후에 백이 쓸 수 있는 팻감은 A, B, C의 3곳인데 흑이 쓸 팻감은 D, E, F, G의 4곳이다. 백은 불운하게도 딱 한 팻감이 모자란다. 검토실의 프로들은 싸움의 결말을 훤히 알고 있었다.(81,87,93,99…78의 위. 84,90,9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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