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로열티 주고 나면 '헛장사' 할판

■ DMB 등 단말기업체 '폭풍전야'<br>MP3P·반도체 장비이어 내년부터 파상공세 예상<br>원가 올라 경쟁력 약화 특허매입 등 적극 대처를


로열티 주고 나면 '헛장사' 할판 ■ DMB 등 단말기업체 '폭풍전야'매출 비중 10%선 예상…수출경쟁력 약화 볼보듯 업계공동 특허매입 시급…정부도 보증지원 나서야 임웅재 기자 jaelim@sed.co.kr 최광 기자 chk0112@sed.co.kr MP3플레이어, 반도체장비 등에 이어 미국식 디지털TV, 이동 멀티미디어방송(DMB) 단말기 등에 대해서도 선진국 특허권자들의 로열티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특허권자들은 현재 자료요청 등 초기 단계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이 확대되고 현황 파악이 마무리되는 내년부터는 파상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돼 관련업체들이 '폭풍전야'의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우리나라가 국제표준 제정 및 단말기 등 개발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얘기되는 지상파DMB 분야에서도 중소ㆍ중견업체들은 미국ㆍ유럽의 특허권자들로부터 대당 8 달러 이상의 로열티를 요구받고 있다. 초기 계약금(entrance fee)도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 우리나라에 이어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이 잇달아 지상파DMB 시험방송을 시작, 엄청난 휴대용ㆍ차량용 수신단말기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는 국내 기업들, 특히 중소ㆍ중견업체들에겐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현재 지상파DMB 단말기의 경우 시판 중이거나 출시 예정인 국내 업체는 100여개에 이른다. 한 민간 특허 전문가는 "전자ㆍIT산업은 특허권자로부터 클레임을 받고 안받고의 차이가 있을 뿐 100% 특허분쟁의 대상이라고 봐야 한다"며 "잠재적으로 매출액의 10% 이상을 로열티로 지급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이들 업종 국내 기업들의 '잠재 로열티 유출액'은 연간 100억 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추산했다. ◇중소기업일수록 부담 커= 디지털오디오방송(DAB) 및 지상파DMB 단말기를 생산, 국내외에 판매해온 퍼스텔은 영상ㆍ오디오 수신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가진 미국 MPEG라이선스협회로부터 세트당 6 달러 수준의 로열티를 요구받았다. 이 업체는 이와 별도로 네덜란드 필립스사가 대표를 맡고 있는 DAB 특허권자 모임에 러닝로열티를 이미 지급하고 있다. 로열티는 대당 2.5유로(30만대 이하)~1.5유로(70만대 초과) 수준으로 중소기업일수록 부담이 크다. 따라서 공동으로 협의체 등을 구성, 로열티 부담을 낮추지 못하면 외국업체는 물론 국내 대기업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제품의 대부분을 수출하고 있는 중소ㆍ중견 디지털TV 업체들은 이미 외국 특허권자들의 로열티 공세로 신음하고 있다. 트라이비전(TV 작동연령을 제한할 수 있는 V칩), 인텔(복제방지기술), 시스벨(전력소모 방지기술), 제니스(미국식 디지털TV 전송방식) 등 여러 기업들로부터 동시다발적으로 특허 로열티 지급요구를 받고 있는 것. 한 중견업체 사장은 "이들의 요구를 다 수용하면 TV 1대당 100달러의 로열티 부담을 안게 돼 생산원가가 10% 이상 상승,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며 우려했다. ◇대기업→중소기업 2단계 특허공세= 해외 특허권자들은 1차로 대기업과 로열티 계약을 체결한 뒤 중소ㆍ중견기업으로 전선을 확대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실제로 MP3플레이어에 적용된 'MPEG1 레이어3' 표준에 관한 수십 종의 특허를 가진 시스벨(이탈리아)과 오디오엠팩(미국)은 지난해 레인콤ㆍ삼성전자 등 대기업과 계약을 맺은 뒤 "대기업에 비해 로열티 부담이 과중(10만대까지 대당 2달러, 10만대 초과~800만대까지 36~40센트)하다"며 계약을 미루던 한국 중소업체들에 대한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유럽 세관에서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수출제품을 통관보류시키는 등의 압력을 통해 결국 올해까지 잇달아 계약을 성사시켰다. ◇특허매입 등 적극 나서야= 상대적으로 로열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중소ㆍ중견기업들이 특허 로열티 부담을 줄이려면 협의체를 구성해 협상에 공동 대응하는 한편 연구개발, 국내외 특허 매입을 통해 스스로를 방어하는 수밖에 없다. 박일근 퍼스텔 대표는 "DMB 단말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외국 특허권자들의 특허료 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수출형 중소ㆍ중견 단말기 업체들이 힘을 합쳐 협상력을 제고, 특허료 부담을 낮춰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천석국제특허법률사무소의 서천석 대표 변리사는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등 산업진흥 정부부처들도 중소ㆍ중견기업들이 국내외 특허를 공동으로 매입할 수 있도록 보증지원을 하는 등 업계의 경쟁력 향상 노력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입력시간 : 2005/11/2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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