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3ㆍ4분기 성장률 일제 상승은 미국의 강한 경제 성장세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가 마침내 동반 회복을 위한 모멘텀을 찾았다는데 의미가 있다. 특히 그 동안 높은 실업률ㆍ유로 강세에 따른 기업 투자심리 불안ㆍ연금 및 노사 개혁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독일ㆍ프랑스ㆍ네덜란드 등 유로권 최대 경제국들의 성장률이 마침내 3분기에 상승세로 반전, 세계 경제 동반 회복에 따른 선순환 기대가 어느 때 보다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은 14일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경제국들에 대한 경제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미국 발(發) 세계 경제 동반 회복 입증= 세계 경제 동반 성장의 모멘텀은 무엇보다 각국의 수출 확대다. 특히 지난 3분기 7.2%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한 미국에 대해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이 크게 증가, 경제 성장률 상승을 이끌었다. 독일의 경우 지난 9월 수출이 전달에 비해 5.6%나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생산이 활발해졌고, 일본 역시 늘어나는 수출 주문으로 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확대, 성장률 상승을 이끌어 냈다. 14일 발표된 미국의 수입 규모는 성장세속 미국이 해외 제품을 얼마나 많이 빨아들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 미국의 수입 규모는 전달에 비해 3.3%나 증가한 1,27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독일 정부 경제 자문역을 맡았던 디에터 베르무스 UFJ 은행 컨설턴트는 “최근 회복세는 해외 수출에 대부분 기인하고 있다”며 “유럽 기업들의 경우 미국과 아시아 지역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동반 성장세 지속되나= 최근 기업들의 생산과 투자 증가는 바로 순익 증가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경제 상승세는 앞으로 보다 본격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이코노미스트들의 조사 결과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상향 조정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월 때 조사에서 3.9%와 3.8%를 기록했던 내년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이 각각 4.1%와 3.9%로 상향 조정된 것. 상향 조정 근거는 무엇보다 기업 투자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언스트 앤 영의 윌리엄 윌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년간 부진했던 기업들의 지출이 내년을 기점으로 본격적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역시 3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올해 성장률을 현재 2.1%에서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다우존스 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일본 주요 기업들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사상 최대의 경상이익을 기록, 향후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내수ㆍ환율이 복병= 수출에 비해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데다 달러 대비 엔화와 유로화 강세 가능성은 세계 경제 동반 회복 전망을 조심스럽게 하는 부문이다. 일본의 경우 3분기 경제 성장률에 소비가 기여한 부분은 전혀 없는데다 독일이 현재 10.5%의 높은 실업률은 기록하는 등 유럽 역시 실업률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여기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폭이 커지면서 제기되고 있는 유로와 엔화의 추가 강세 가능성 역시 이들 지역 경제 회복의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높은 실업률과 유로화 강세는 이제 막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유로권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