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는 밖으로 뻗어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자꾸만 안으로 움츠러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이자 경제평론가인 오마에 겐이치(66ㆍ사진) 박사는 지난 11일 제주도 해비치호텔에서 막을 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강연에서 기자와 만나 “앞으로도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의 글로벌 순위는 더 추락할 것”이라며 이같이 일침을 놓았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글로벌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주체들이 눈앞의 국내 문제에만 매달려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국내외 투자를 위축시키는 현상 등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오마에 박사는 이에 앞서 ‘세계 경제위기의 충격과 동아시아 경제의 장래’라는 주제로 가진 강연을 통해 글로벌 경기 바닥론과 관련, “앞으로 1~2년 내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5년 이상 장기화되는 L자형 경기침체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미국의 경우 위기에 익숙한 일본이나 탄탄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 과 달리 신용거래 및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당분간 고전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마에 박사는 “아시아 최대 시장이던 미국이 하강세로 돌아선 반면 앞으로 유럽연합(EU)과 중국, 브릭스(BRICS)나 터키ㆍ베트남ㆍ타이(TVT) 등 신흥경제국이 세계 시장의 3대 주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한국도 과도한 대미수출 의존에서 벗어나 이들 신시장으로 초점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마에 박사는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과 일본 노년층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성장은 과거의 수출 기반에서 벗어나 올 들어 내수 기반의 2단계로 전환한 상태”라며 “한국이 중국 내수시장 개척에 성공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유한 일본 노년층 역시 한국 중소기업들이 공략할 수 있는 주요소비층으로 거론됐다. 오마에 박사는 23년간 맥킨지 컨설턴트로 근무하고 맥킨지재팬 대표를 역임했으며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가 선정한 세계 5대 경영 대가이자 미국과 유럽에서 가장 자주 초청 받는 경영전략가로 세계적 명성을 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