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 등 대기업들의 상시구 조조정 체제가 정착되면서 `소리 없는 감원조치`가 확산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삼성전자ㆍSDIㆍ전기 등 전자 계열사들은 최근 분사나 아웃소싱, 자발적 퇴직 등을 통해 매년 임직원의 4~10% 가량을 감원하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은 올해 신규인력(대졸신입 및 경력) 채용 규모를 지난해 6,000명에서 6,500명 수준으로 늘리는 반면 총인력 및 총인건비를 동결할 방침이어서 올해 인원 구조조정 압력은 중견 직원들에게 집중될 전망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기본 연봉에 초과이익분배금, 생산성인센티브 등을 합칠 경우 연봉 차이가 최대 2배 이상 벌어진다”며 “인사 고과가 2~3년간 지속적으로 나쁠 경우 대부분 스스로 회사를 그만 두게 된다”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다만 본인 스스로 퇴직하면 6개월~1년치의 월급을 보상지급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올해 계열사별로 연봉의 감급(減給)급 폭을 평균 20% 정도로 지난해(17~18%)보다 늘릴 방침이다. 이 경우 동일 직급이라도 연봉 차이만 40%까지 벌어지게 된다. 또 성과 중심의 인사 고과 체제를 강화, 연봉 계약을 체결할 때 하위 등급의 비율을 엄격히 준수하는 한편 생산성인센티브(PI)ㆍ초과이익분배금(PS) 등 각종 인센티브 제도도 철저히 경영 성과에 따라 차별화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한계 사업부 철수, 신규ㆍ전략 사업에만 인력 충원 등을 통해 인력의 질적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퇴직자를 위해서는 재취업 알선, 창업 지원 등 전략적 퇴직관리 시스템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자연 퇴직으로 전체 인력의 6%, 상시 구조조정으로 4% 가량을 매년 줄이는 방식으로 인력 운영을 효율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매년 3~4월경 직원들의 중장기 목표를 물을 때 인사고과 D급 직원(전체 임직원의 5%)이 퇴직을 신청하면 평균 6~7개월치의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
LG의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 때처럼 정리해고ㆍ희망퇴직 등을 일괄 실시할 경우 임직원의 사기 위축, 대외 이미지 실추 등의 역효과를 불러 일으킨다”며 “해당 퇴직자도 사실대로 알려지면 재취업에 지장을 받기 때문에 조용한 퇴사를 선호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