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재벌 구조조정본부의 활동내역 공개가 관계부처간 이견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제도 시행은 일러야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대형 공정위 사무처장은 15일 구조본의 공개시기와 관련, “제반여건들을 감안할 때 올해는 (구조본의 공개가)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처장은 “재벌 계열사 중 12월 결산법인들의 재무제표는 오는 7월께나 나온다”고 언급해 관련 법 개정 작업들이 원활하게 이뤄진다고 해도 일러야 내년 하반기, 늦으면 2006년 하반기 이후에나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정위가 추진 중인 공개방식에 대해 관계부처인 금융감독위원회가 부정적 반응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실제 시행시기는 더욱 늦춰질 가능성도 적지않다.
강 처장은 “결합재무제표상의 주석 사항에 구조본의 활동내역을 포함시키는 방안에 대해 금감위가 주석 사항으로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 부처간 의견조율이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공정위는 이에 따라 금감위와의 조율작업을 최대한 이어나가되 주석 기재 방식으로 불가능할 경우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구조본의 공개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재계가 이 같은 방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실제 법안으로 만들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강철규 공정위원장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구조본은 순기능도 많지만 정경유착 등의 부작용을 적지않게 유발하고 있다”며 “결합재무제표 작성 준칙을 고쳐 구조본의 기능과 계열사로부터의 자금조달 내역을 결합재무제표의 주석으로 담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강 위원장은 지난 14일 이건희 삼성 회장과의 회동에서도 “투명ㆍ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지배주주 보좌기구인 구조조정본부 등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도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