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퍼블릭 골프장의 모범 되기를

서울시의회가 지난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안의 대중(퍼블릭)골프장과 골프연습장의 사용료를 골프장은 9홀 기준 1만5,000원, 연습장은 시간당 8,00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골프장 사용료의 경우 18홀을 기준으로 해도 3만원밖에 되지 않아 일반 골프장의 15만~20만원에 비하면 현저하게 싸다. 연습장 사용료도 일반 연습장의 절반 수준이다. 사용료를 기준으로 할 때 제대로 된 선진국형 퍼블릭 골프장이 생긴 것이다. 지금도 많은 민간 골프장이 퍼블릭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세금혜택을 제외하면 일반 골프장과 사용료가 거의 비슷해 골프대중화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무늬만의 퍼블릭 골프장이었다.민간이 당국의 강요에 의해 억지로 지은 퍼블릭 골프장이므로 그런 식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었다. 서울시 상암공원 골프장은 서울시내 중심에 위치해 접근하기 쉽고 무엇보다 요금이 싸서 많은 이용시민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 점에서 상암동 골프장의 성패는 이용객 운영관리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에서 골프장 이용을 둘러싸고 온갖 편법이 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선착순 방식이 잡음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나 보다 공평하고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운영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골프장의 건설과 운영책임을 맡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너무 싼 골프장 사용료로 운영이 안 될 정도라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점이다. 서울시는 뚝섬골프장 등의 운영실적으로 미루어 이번에 결정된 사용료로도 수익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다는 입장이므로 양자간에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서울시는 일단 결정된 사용료 체제로 운영하다가 요금인상 요인이 있으면 반영하겠다고 했는데 처음에 아주 낮게 사용료를 책정해 시민의 환심을 산 뒤 야금야금 요금을 올리는 식이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공단측도 퍼블릭 골프장답게 저렴한 가격으로 시민에게 봉사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시민을 상대로 많은 이익을 남기려고 해서는 안된다. 민간 골프장의 사용료가 비싼 것은 원가가 비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급불균형에 의한 거품도 상당 부분 끼여 있는 게 사실이다. 공단이 그 같은 민간 골프장의 사용료를 단순비교치로 삼아서도 안되거니와 수급불균형을 시장원리로 호도해서도 안될 것이다. 서울시가 만든 최초의 퍼블릭 골프장이 성공을 거둬 다른 자치단체에도 확산되고 골프의 대중화에 기여하기 바란다. <최원정기자 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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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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