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소비심리 회복 `캄캄'
중ㆍ하위 소득층 동조화 우려…내수침체 가속화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 고소득층 소비심리에 악영향
소비를 이끌어줘야 할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고소득층의 소비행태는 다른 소득계층의 소비변화를 선반영하는 경향이 강하기때문에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지금처럼 얼어붙을 경우 중간 소득계층과 저소득층도덩달아 지갑을 닫아 내수침체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내년부터 도입키로 한 종합부동산세는 `땅 부자'와 `집 부자'에게 세금을 더 부과하는 것이어서 고소득층의 소비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할 것으로우려된다.
7일 LG경제연구원 김기범 연구원이 주간경제에 기고한 보고서 `고소득층이 지갑을 열지 않는 이유'에 따르면 고소득층의 소비지출변화는 다른 계층보다 선행할 뿐만 아니라 시차를 두고 중.하위 소득계층에 영향을 줘 경기 둔화기에는 내수부진을,경기 상승기에는 내수회복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부진이 시작됐던 2002년 3.4분기의 경우 중간 소득층과 저소득층(소득 하위20%)의 소비지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와 6.5% 증가했지만 고소득층(소득 상위 20%)은 5.4% 감소했다.
이러한 고소득층 소비지출 감소는 다음 분기인 4.4분기에 중간소득계층(-3.3%)과 저소득층(-4.5%)의 소비감소로 이어졌다.
이에 반해 경기회복기였던 지난 1998년 4.4분기에는 중간 소득계층과 저소득층은 각각 소비지출이 9.89%와 14.9%나 감소했지만 고소득층은 소비지출 감소폭이 6.2%에 그치면서 다음 분기에는 중.하위 계층의 소비증가로 이어졌다.
1999년 1.4분기에 중간 소득계층과 저소득층의 소비지출은 각각 7.92%, 4.66%증가했다.
이처럼 고소득층의 소비행태가 중.하위 소득계층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고소득층의 소비심리는 전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월평균 4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의 소비자기대지수는 91.4로 전달보다 3.4포인트나 급락했으며 6개월 연속 100 이하를 맴돌고 있다.
소비자 지수가 100을 웃돌면 경기나 생활형편 등이 좋다고 보는 가구가 나쁘다고 보는 가구보다 많고, 100보다 낮으면 반대를 가리킨다.
고소득층의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카드 이용 현황에서 쉽게 엿볼수 있다.
비씨카드가 자사의 최우수 등급 고객에게 발급하는 플래티늄(연회비 3만∼14만원) 카드 소지자들의 월별 카드이용액을 조사한 결과, 플래티늄 카드 회원의 올해 9월 평균 이용액은 130만원으로 작년 동월의 159만5천원에 비해 18.5%나 감소했다.
경기위축으로 서민은 물론 소비를 이끌어야할 고소득층의 소비심리 마저 이같이싸늘하게 식으면서 지난 3.4분기 국내 서비스업 생산이 분기별로는 사상 처음으로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1.3%)를 기록하는 등 내수침체 현상이 악화되고 있다.
아울러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소매업 생산이 무려 20개월 연속 감소하고 도매업생산도 1년4개월만에 처음으로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무색케 했다.
김기범 연구원은 "고소득층의 소비행태가 다른 계층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볼 때 현재와 같은 고소득층의 소비심리 침체는 내수침체를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입력시간 : 2004-11-0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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