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생명보험사가 공동개발 해 100만건 이상 팔린 변동금리형 저축성 상품 `슈퍼재테크보험`의 수익률이 판매 당시 제시했던 것에 크게 못 미쳐 물의를 빚고 있다.
8일 보험계약자보호를 위한 시민단체인 보험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슈퍼재테크보험의 5년 만기가 최근 도래해 계약자들이 만기환급금을 청구하고 있는데 판매 당시 제시했던 액수보다 실수령액이 터무니없이 적어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손모씨는 98년3월 매월 50만원씩 불입하면 5년후 4,227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K생명 슈퍼재테크보험 안내장을 보고 가입했고, 5년후 만기보험금을 찾으러 갔으나 3,324만원밖에 받지 못했다. 또 김씨의 경우 슈퍼재테크 상품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설계사 얘기만 듣고 기존 보험을 해약한 후 갖고 있던 돈을 합쳐 2억원을 한번에 보험료로 냈다. 만기에는 4억8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로 5년을 기다려 지난 3월13일 만기보험금을 청구했으나 수령액은 2억7,960만원에 불과했다.
이렇게 계약자들이 기대한 만기환급금과 실제 수령액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슈퍼재테크 판매후 시중금리가 급격히 떨어져 변동금리형인 이 상품의 수익률도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슈퍼재테크보험의 공시이율은 98년2월 첫 판매 당시 16.5%였지만 이후 급속히 떨어져 지난 4월 현재 5.3%에 불과하다.
따라서 판매 당시 생보사들은 5년만기로 매월 보험료를 내는 적금식 상품의 예상수익률은 연 8%대, 정기예금과 같은 일시납상품의 연간수익률은 20%이라고 선전했지만 현재 실수익률은 월납 3.6%, 일시납 8% 수준이다.
보험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슈퍼재테크보험은 유동성이 부족했던 생보사에 효자노릇을 한 상품인데 생보사들이 판매 당시 예상수익률만 집중 홍보하면서 시중금리가 하락하면 수익률도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객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계약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앞으로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당국이
▲재테크, 퍼펙트 등 과장된 표현을 상품명으로 쓰지 못하게 할 것과
▲보험사가 개별적으로 변동금리상품의 이율변동내역을 소비자에게 알려주고
▲상품안내장 등에는 수익률변동가능성을 소비자가 알기 쉽게 명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생명보험협회는 “변동금리형 상품의 수익률 하락은 금융권 전체의 현상으로 생보사의 공시이율 5.3%는 은행의 정기예금 3.9%에 비해 아직 높은 수준이고 또 생보사는 감독규정에 따라 계약자의 보험가입 사항을 계약자에게 매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