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 자동차업계 美시장 급속잠식

'사무라이들의 디트로이트 침공 제2탄'일본 자동차 업계의 미국 시장 공략이 거세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도요타, 닛산 등 일본 업체들이 트럭, 미니밴, SUV(스포츠용 다목적 차량) 등의 시장을 무섭게 잠식해 들어오고 있으며 이는 일 업계가 미국 시장에 무차별공격을 퍼붓던 80년대를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포드, 제너럴 모터스(GM), 다임러 크라이슬러 등 빅3 업체들은 미국의 경기침체로 인한 판매 부진, 강달러 뿐 아니라 외부 적들의 거센 공격을 버텨내느라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들 업체의 미국 신차 시장 점유율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90년대 중반까지 73%를 유지했던 시장 점유율은 작년의 66.8%에서 올 해는 63.6%로 떨어졌다. 물론 빼앗긴 점유율은 대부분 일본 업체들이 차지했다. 특히 마진이 큰 트럭, 미니밴, SUV 부문은 미국 업체들의 주 무대였으나 이마저도 일본 업체들이 밀고 들어오는 상황. 한 예로 미니밴 시장에서 크라이슬러의 점유율은 지난해 44%에서 올해 35%로 줄었다. 반면 혼다와 도요타는 각 사의 미니밴 모델인 '오디세이'와 '시에나'의 인기덕분에 시장점유율이 크게 증가했다. 또 이날 아시아월스트리트 저널은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 새로운 중형차 모델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 모델들은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크기는 커지고 네비게이터 등 첨단 장치가 달려 있는가 하면 가격은 더욱 싸졌다. 일본 업체들은 일본 내 생산시설을 철수 시키는 대신 미국에 공장 가동률을 높여 가격인하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 가뜩이나 수익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미 업체들은 앞으로 더욱 치열한 가격경쟁에 나서야 할 판이다. 경쟁이 격화되자 미 자동차 업계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포드는 지난 주 북미 사무직 종업원의 10%를 감원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다임러 크라이슬러도 2만6,000여명을 감원한데 이어 6개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GM도 작년 12월 1만명을 해고했다. 결국 미 자동차 업계로선 생산비용을 줄이고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길 밖엔 대안이 없는 셈이다. GM은 1997~2000년 동안 노동생산성을 15%나 끌어올렸다. 그러나 대당 생산 소요시간은 26.75시간으로 도요타의 21.6시간보다 여전히 길다. FT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미국 자동차사들이 환율ㆍ 판매부진ㆍ일본 업체들의 시장 잠식 등 3중고로 인해 지난 80년대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윤혜경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