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가족 여행

필자가 근무하는 여행사에 들어오면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당신은 꼭 행복하셔야 합니다”라고 쓴 글씨가 크게 붙어 있다. 우리 여행사를 통해서 여행을 하는 고객이 기쁨과 행복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손님들을 모시고 여행을 가끔 다녀보면 평소에는 움직이기조차 힘들어 하던 많은 어르신들이 연신 웃음을 지으면서 즐겁게 다니는 광경들을 많이 보게 된다. 오죽하면 `효도여행`이라는 상품까지 나오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행은 본인에게는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과 기회가 되고 여행을 같이 하게 될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친밀감이 더해지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여행의 정의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이 있다`혹은 `무엇을 같이 한다`는 그 자체가 아닌가 한다. 최근 장기적인 경제침체로 인해 해외여행업계에 새롭게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유럽, 미주, 남태평양 등 장거리지역 상품보다는 한국에서 3~4시간 정도 걸리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여행상품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도 동서양의 문화가 교차하는 마카오, 홍콩 지역에 대한 선호도는 크게 높아지고 있어,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는 전세기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여행 행태는 여행에 대한 의미가 바뀌고 있다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해외여행이라고 하면`사치`라거나 사업관계 등으로 인한 업무적인 성격이 전부였지만 근래에는 가족이 함께 하는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여행을 체험학습의 하나로 인정해 주어 가족여행을 장려해 주고 있기까지 하다. 최근 특별히 수험생이 없는 가정이라도 한국인이라면 1년에 한번은 치러야 하는 수능 성적 발표가 있어 희비가 엇갈렸다. 어려운 고비를 넘기는 가족도 있겠고 또 기쁨 속에서 지내는 가족도 있으리라 여겨진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지 몇 주가 지나면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새해를 맞아 온 가족이 모이는 기회를 이용해 가족 나들이를 같이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꼭 해외여행이 아니어도 가까운 한강고수부지에라도 도시락을 가지고 같이 나가보면 어떨까 한다. 같이 있다는 것, 누군가 내 옆에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여행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본다. <심양보 자유여행사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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