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뒤로 가는 코스닥…적자기업이 뜬다?

주식시장에서 정석투자의 기본으로 통하는 '실적=주가'라는 공식이 코스닥시장에서는 통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주가 상승률 상위에오른 기업 대다수가 적자를 기록한 것. 골프의류 업체에서 엔터테인먼트 업체로 변신, 엔터테인먼트 테마를 주도한 팬텀[025460]은 지난해 주가 상승률이 3,736%로 1위를 기록했으나 영업 및 순손실이각각 85% 급증한 채 적자 행진을 지속했다. 일본에 지진 속보 단말기를 수출해 주목을 받았던 3SOFT[036360]는 지난해 적자전환했지만 주가는 28배나 뛰었다. 나노 이미지센서 개발로 나노 테마를 이끈 플래닛82[057330]도 4년째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주가는 10배 이상 상승했다. 뿐만 아니다. 반포텍[036260], 마스타테크론[045400], 자유투어[046840], 미디어코프 등도 적자 전환하거나 적자를 지속했지만 지난해 900~1,000%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주가 상승률 상위 30개 종목 중 60%인 18개사가 적자를 기록한 집계됐다. 흑자를 낸 곳은 12개사에 불과했다. 주가상승률 상위 10개 종목 중 흑자 기업은 등 3개사였고 나머지는 적자 전환하거나 적자를 지속했다. 게다가 주가상승률 상위 기업 중에는 자본잠식이나 횡령 등 경영상의 문제로 관리종목에 지정되거나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부실기업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파악됐다. 결국 성공 투자를 위해선 실적이 좋은 기업을 선택하라는 증시의 통념을 고집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기업 실적과 주가의 불일치가 이처럼 두드러진 데는 무엇보다 증시 활황과 더불어 우회상장 등 인수합병(M&A)가 활성화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박정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 동력이 고갈돼 자립이 불가능한 한계기업들이 대거 장외기업들의 우회상장의 표적이 돼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가상승률 면에서 오히려 실적호전 우량주를 크게 앞지르는 현상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러한 현상이 심화될 경우 실적과 기업의 내재가치에 근거해 투자를 결정하는 건전한 투자 문화가 뿌리를 내리기 힘들 수 있다"며 "금융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 주가상승률 상위 30개 종목들 중 우회상장과 관련된 곳은 모두 16개사로 절반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해 67건의 우회상장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했지만 증권업계에선 이보다 많은 100여건의 직간접적인 우회상장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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