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南美좌파 IDB 차기 총재 놓고 한판싸움

미국과 남미 좌파 진영이 미주기구(OAS)사무총장 선거에 이어 미주개발은행(IDB) 차기 총재 자리를 놓고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IDB 차기 총재 선거와 관련해 미국은 자신들의 중남미 최대 맹방인 콜롬비아 출신 외교관을 밀고 있다. 하지만 중남미 좌파 정부들은 브라질 출신의 현 IDB 부총재를 지지할 가능성이 커져 다시한번 양측의 힘겨루기가 예상된다고 남미권 뉴스를 전문으로 하는 통신 메르코프레스가 최근 보도했다. 올해 74세의 엔리케 이글레시아스 현 IDB 총재는 우루과이 출신으로 자국 중앙은행 총재와 외무장관, 우루과이라운드(UR)회의 의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88년부터 무려 18년째 총재직을 맡고 있다. 미주 지역의 여러 위기상황에서 정치적, 외교적 조정자로서 역할을 확대해온 이글레시아스 총재는 과히 `미주대륙 전체 대표급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현재 물망에 오르고 있는 그의 후임자는 루이스 알베르토 모레노 미국 주재 콜롬비아 대사와 브라질 출신 주앙 사야드 IDB 재정.행정 담당 부총재. 총재 선거 후보 등록은 오는 16일 마감된다. 이어 47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IDB이사협의회가 소집돼 오는 27일 투표를 실시하고 오는 9월 차기 총재가 취임할 예정이다. IDB는 창립후 지금까지 3명의 총재를 뽑았을 뿐인데 그것도 실질적으로는 합의 추대 형식이었다. 현 상태에서 유력한 후보는 IDB 이사협의회 지분 30%를 가진 미국의 지지를 받는 모레노 콜롬비아 대사. 하지만 그는 동시에 미국과의 사전교감 때문에 반대 급부로 남미권 좌파 동맹의 역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콜롬비아 정부는 모레노 후보가 벨리즈,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멕시코, 파나마 등 중미국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사야드 부총재를 강력히 밀고 있는 브라질은 이사협의회 지분이 11% 정도이지만중남미 역내에서 차지하는 정치, 경제적 비중이 콜롬비아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크다. 더욱이 베네수엘라, 우루과이, 칠레, 아르헨티나 등 중도좌파 정부들이 결집할 경우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5월 미주대륙 외교안보 협의체 미주기구(OAS) 사무총장 선거에서미국은 브라질-칠레-베네수엘라를 축으로 한 좌파동맹에 밀려 자신들이 밀었던 중미지역 후보가 자신 사퇴하는 낭패를 보았다. 사야드 후보는 자본금 기준으로 50%를 넘는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1차관문을 통과할 경우 자본금과 별개로 중남미 지역 28개 회원국 출신만 참가하는 이사협의회 투표에서는 상대적으로 승산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IDB는 중남미 국가들의 개발 촉진과 경제통합을 목적으로 설립된 세계최대 지역개발금융기구다. 자본금만 1천10억달러에 달하고 1959년 출범해 역사도 가장 오래됐으며, 중남미 지역 각종 개발 사업 규모도 연간 100억달러에 육박한다. 올 3월 우리나라가 회원국으로 가입함으로써 전체 가입 회원국은 47개국에 달한다. 특히 IDB 총재는 회원국 지도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중남미 각 국이 목말라하는 인프라 투자나 연화차관(軟貨借款.달러 등 국제 통화로 빌려주고 현지통화로 상환받는 유리한 차관) 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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