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왓슨 "굿바이 올드코스"

마지막 올드코스 대회서 컷오프 “우승 못했지만 사랑해”<br>웨스트호이젠 브리티시오픈 4R 4타차 선두로 출발…우즈 공동 18위

“그녀(올드코스)는 처음엔 발가벗고 맞아주다 복싱 글러브를 끼고 두들겨 팼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의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를 두고 골프선수들이 비유로 하는 말이다. 제139회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는 어느 해보다 변덕스러운 날씨로 선수들에게 희비가 엇갈린 기억을 남길 전망이다. 해안가 링크스 코스에는 불과 몇 시간 사이에도 햇살이 비치는가 하면 비가 오다 멈추고 경기를 중단시킬 정도의 강풍이 불기도 했다. 18일(이하 한국시간) 단독 선두로 4라운드 경기를 시작한 루이 웨스트호이젠(남아공)은 3라운드까지 비교적 좋은 일기 속에 경기하는 행운을 누렸다. 하루 종일 온화했던 첫날 7언더파 65타를 때렸고 현지시간으로 오후 들어 강풍으로 경기가 중단된 둘째 날에는 이른 시간 경기에 나서 5타를 줄였다. 3라운드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1위를 달릴 기반을 만들 수 있었던 것. 웨스트호이젠은 유럽투어 위주로 활약하며 세계랭킹 54위에 올라 있으나 메이저대회에 8차례 출전해 7번이나 컷 탈락했을 만큼 무명에 가까운 선수다. 4타 차 2위(11언더파)를 달려 11년 만에 영국 선수 우승에 도전하는 폴 케이시(잉글랜드), 3위 마틴 카이머(독일ㆍ8언더파), 공동 4위 헨릭 스텐손(스웨덴)과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ㆍ이상 7언더파) 등도 비교적 출발시간 운이 좋았다. 반면 유명 선수들 가운데는 피해자가 속출했다. 첫날 9언더파 63타를 뿜어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2라운드에서 8타를 뱉어낸 탓에 중위권으로 떨어졌다가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겨우 공동 12위(4언더파)로 올라섰다. 올드코스에서 3연속 우승에 도전한 타이거 우즈(미국)도 2, 3라운드에서 1타씩을 잃고 선두에 12타 뒤진 공동 18위(3언더파)에 그쳤다. ‘날씨와 관계없이 올드코스를 사랑한 남자’ 톰 왓슨(61ㆍ미국)은 골프 발상지와 작별을 고했다. 왓슨은 지난해 턴베리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 아들뻘 선수들과 경쟁하며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해 감동을 선사했었다. 지난 17일 2라운드를 4오버파 148타로 마쳐 컷오프가 확정되자 그는 올드코스의 상징인 18번홀 ‘스윌칸 브리지’에 멈춰 입을 맞추며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올해로 브리티시오픈에 33번째 출전한 왓슨은 전성기였던 1970년대부터 83년까지 5차례나 우승트로피인 클라레 저그를 품에 안은 ‘디 오픈의 사나이’다. 내년 대회에도 참가하겠다고 말했지만 5년 만에 개최하는 올드코스에서의 경기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처음에 이곳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랑하게 됐다. 올드코스에서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3라운드까지 브리티시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아마추어 정연진(20)이 4언더파 공동 12위에 올랐다. 케빈 나(27ㆍ나상욱)가 공동 26위(2언더파), 양용은(38)과 김경태(24ㆍ신한금융그룹)는 공동 52위(1오버파)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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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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