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당국 '은행 과열경쟁'에 메스

예금하면 공짜 여행… 친인척 일자리까지…<br>은행감독위 "엄연한 불법… 예금자까지 처벌"

"예금하시면 공짜 여행에 자녀학비 제공해드려요." "우리 은행은 각종 사은품과 상품권은 물론 친인척의 일자리까지 제공해 드립니다." 중국 시중은행들이 고객들의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편법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과열경쟁을 펼치자 중국 금융당국이 규제 강화에 나섰다. 이 같은 혜택 제공은 중국 법률상 불법이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는 은행이 현금이나 상품을 제공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행감독위원회(CBRC)는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편법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행위에 대해 은행은 물론 예금자에게까지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는 내용의 경고 통지서를 은행들에 발송했다. 중국은행감독위원회는 "중국농업은행 선전지점 등 일부 은행에서 불법을 포착했다"면서 "다른 은행들도 불법이라고 규정하기에는 애매하지만 편법적 혜택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중국의 시중은행들이 편법적인 혜택에 따른 규제를 피하기 위해 그 동안 본점이 아닌 일선 지점 차원에서 예금 유치전을 펼쳐왔다. 지점은 편법 행위가 밝혀질 경우 예금담당 직원의 개인적인 행위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해 왔다. 중국 은행에 만연한 편법 관행이 이런 현상을 부추기는 것으로 지적된다. 중국에서의 예금은 기업들의 대출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이 대출을 받는 조건으로 대출금 일부를 예금으로 전환하는 이른바 '꺾기' 관행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예금을 다른 기업에 빌려주고 같은 방식으로 예금을 유치하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최근 강화된 중국 당국의 예대 비율 규제도 한몫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부동산 과열과 기업들의 과도한 설비투자를 막기 위해 대출을 억제하자, 자연스레 예금 부족현상이 심화됐다. 중국은 최근 인플레이션을 우려, 은행들의 대출 축소를 유도하기 위해 예대 비율 기준을 75%까지 낮췄다. 즉 예금 범위(100) 내에서 대출(75)을 취급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이 같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은행들이 대다수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선전발전은행의 예대비율은 79.1%에 달했고 흥업은행, 교통은행, 중국은행 등 대형 은행들의 예대비율도 70%를 넘어서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중국 내 외국계 은행은 예대비율이 100%가 넘는 경우가 대다수다. 뿐만 아니라 2007년 9월 이후에 중국에서 법인을 설립한 은행들은 법인 설립일로부터 3년 이내에 현지 기준(예대율 75%)을 충족해야 한다. 중국에 진출한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법인으로 전환하기 전에는 중국 당국의 예대율 적용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대다수 은행들의 예대율이 높았다"며 "법인 전환 후 3년 내에 예대율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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