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뿔난 '머슴들' 조직적 저항 움직임

공직사회 "새벽출근 지쳤는데 2차 구조조정까지…"<br>"정치적 치적위해 대량해고" 불만 증폭…궐기대회등 계획<br>지방 공무원 감축·연금개혁 맞물려 반발 강도 더 커질듯

행정안전부의 조직개편안을 계기로 중앙부처에 2차 구조조정이 예고되면서 공직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보직을 받지 못해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고위 공직자들이 애국가 가사가 적힌 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 /서울경제DB

공무원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새벽출근ㆍ휴일근무 등으로 지쳐가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안전부가 대국-대과 형태의 조직개편 방안을 내놓으면서 중앙부처의 ‘2차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방공무원 1만명 감축, 공무원연금 개혁까지 맞물려 공직사회의 반발 강도가 한층 거세질 우려도 있다. 지난달 26일 공무원노총이 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공무원 연금개정 및 강제퇴출 저지’ 총궐기대회를 열었고 3일에는 전국공무원노조가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악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예정하고 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이명박 정부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처별 영향은=구체적인 지침은 없지만 정부 부처들은 인원과 조직의 추가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행안부가 1개 과 정원을 평균 15명 이상으로 할 것을 지침으로 내렸다. 그에 앞서 ‘15명 미만 과는 통폐합’하라는 권고지침도 내려 1개 과 정원이 15명 미만인 중앙부처는 과장급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 하고 있다. 15명 미만 과를 통폐합할 경우 이에 따른 영향은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방의 공무원 조직은 사무관 아래에 실무행정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많아 2ㆍ3개 계만 있어도 과의 정원이 15명을 훌쩍 넘지만 중앙부처는 정책기능만 있어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도 15명 이하 과를 없애는 것이 전 부처의 공통지침이 될 경우 각 실ㆍ국의 주무과를 제외하면 대부분 폭풍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원래 국ㆍ과의 축소는 ‘권고안’이었고 행안부의 안도 자체 직제 개정안”이라면서도 “이 지침이 강제규정으로 확산된다면 직원들이 크게 동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도 적게는 10여개, 많게는 20여개 과가 이번에 없어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행안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자기들이 먼저 줄인 뒤 대통령의 지원을 얻어 다른 부처에 감축을 강요하려는 모양인데 행안부가 무슨 자해공갈단이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행안부 안대로 하면 과장의 자리가 더 줄게 돼 국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면서 “과장도 못해보고 공무원을 마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차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면서 1차 구조조정 뒤 진행되고 있던 재정부의 사무실 공사는 전면 중단된 상태다. ◇공무원사회 저항 클 수도=불만이 쌓일 만큼 쌓인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저항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모 부처의 한 공무원은 “한판 붙어보자. 자꾸 이렇게 압박하면 제대로 붙게 될 것”이라며 “공무원이 반발하면 5% 성장은커녕 3%대로 고꾸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노조도 성명을 통해 “말이 좋아 권고지 사실상 강압적 지시”라면서 “‘대국제-민영화-상시적 인원감축’으로 압축되는 이번 감축안은 행정의 공공성 실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같은 구조조정 압박에 대해 “정부를 민간에 팔아먹고 공무원노동자를 대량 해고하라는 이 지침은 정치적 치적을 쌓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직적인 반발의 강도도 한층 거세질 조짐이다. 지난달 26일 공무원노총은 5,000명이 운집한 가운데 ‘공무원 연금개정 및 강제퇴출 저지’ 총궐기대회를 마쳤다. 3일에는 더 큰 규모의 집회도 마련됐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공무원연금법 개악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총궐기대회는 ‘공무원연금법 개악 저지’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최근 연이은 구조조정 방안 등에 대한 규탄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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