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심판이 없는 운동이기 때문에 누구나 유혹에 빠지기 쉽다. 라이(볼이 놓인 상태)가 안 좋은 경우 볼을 슬쩍 건드려 평평한 잔디 위에 올려 놓고 싶고, 크게 내기를 하는 상황에서 남들이 보지 못했다면 더블보기를 보기라고 말하고 싶기도 하다.
동반자 모두가 제 샷 하느라 정신 없어 보이면 OB구역 밖에 있던 볼을 슬쩍 안쪽으로 당겨 놓고도 싶고 그린에서 볼 마크를 할 때 홀 가까이로 동전을 던지고 싶기도 하다. 내기를 해서 딴 돈의 액수를 슬쩍 줄여 ‘얼마 따지 못했다’고 말하려는 충동도 인다.
마음만 먹으면 수백 가지를 속일 수 있는 것이 바로 골프다.
처음 할 때는 마음이 쿵쾅거리고 오히려 역효과를 내 곧 ‘괜히 그랬다’고 후회를 하지만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러워져서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도 속이는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스코어가 좋아지고 돈 몇 푼이 주머니에 더 들어온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까. 당시 기분은 좋을지 모르지만 본인의 골프 인생을 두고 볼 때 커다란 오점만 남기게 되며 골프 친구들을 다 떠나보내는 일이 되고 만다.
동반자들이 다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모두가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클럽 헤드로 살짝 볼을 건드린 뒤 모른 척하고 있지만 저 멀리 어드레스에 들어가던 동반자는 이미 볼이 움직여 봉긋한 잔디 위에 올라 앉은 것을 봤을 지도 모른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누가 봤을까 신경 쓰면서 샷 하는 것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본인의 정신 건강에도 좋다는 점을 명심하자.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 공동캠페인